고척4구역 커뮤니티서 ‘대우건설→전모씨’ 작성자명 변경된 게시글 논란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그동안 온라인커뮤니티상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방해온 전모씨가 대우건설인 것으로 의심됩니다. 대우건설이 조합원 명의를 도용해 주작질(조작 행위)을 하던 전황이 포착된 것이죠. 한 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드루킹 사건’(인터넷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고척4구역 조합원 A씨)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등장한 ‘무효표’로 혼란을 겪고 있는 고척4구역에서 때아닌 드루킹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척4구역 조합원 전용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한 조합원이 작성한 글에 ‘대우건설’(필명)이 답변 글을 남기며 논란이 불거졌다.

“대의원이면 개인의 이름과 서명이 들어간 서류를 자기 마음대로 아무데나 공개해도 되는 건가요? 법적으로 당신 처벌이 가능한지 내 알아볼테니 준비하고 있으세요”라는 내용의 해당 글은 곧 사라졌고, 동일한 내용의 답변 글이 작성자명만 조합원 ‘전OO ’으로 수정돼 다시 게시됐다.

이에 고척4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전OO = 대우건설’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우건설이 조합원인 것처럼 위장해 커뮤니티활동을 해온 것이 적발됐다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이와 관련해 “꼬리가 잡혔다”며 “댓글을 주고 받으며 물고 늘어지던 전모씨가 대우건설이었다”며, 외부에 의혹을 제기했다.

다수의 고척4구역 조합원들에 따르면, 전모씨는 그동안 대우건설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경쟁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방해 온 조합원이었다.

전모씨는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배포한 분담금 표와 관련해) 분담금 표 숫자가 나온 계산법을 여쭤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저희도 감평가별로 조건을 바꿔보며 대입해 볼수 있지 않겠습니까” “(현대엔지니어링의) 제안서 확인해보세요. 온통 꼼수네요. 헉소리가 나옵니다” 등 현대엔지니어링을 공격하는 다수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척4구역 조합은 지난 6월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지만 볼펜으로 기표된 6표가 무효로 처리되며 시공사 선정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대우건설은 “무효표 6표 중 4표가 대우건설을 지지했으며 이를 유효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시작됐고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도 한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그런데 4개의 무효표의 주인공이라고 손을 들고 나선 조합원 중에는 전모씨도 포함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모씨를 비롯한 4명의 조합원은 “사전에 접수처에서 투표요령을 고지하지 않았고, 총회에서 사회자가 추후 설명했지만 그때는 이미 볼펜으로 건설사를 선정했는데 투표에 반환이 안되고 그냥 하라고 해서 그 위에 도장을 찍었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각각 자필로 사인했다.

이와 관련해 한 조합원은 “이상하게도 고척4구역 조합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밴드에서 대우건설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4명이 모두 무효표를 작성했다고 자백했다”며 “특히 전모씨의 경우 재개발사업에 대한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자랑하며 뛰어난 언변과 논리적인 주장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을 몰아 세웠던 인물인데 어이없는 기표 실수를 했다는 게 의심스러울 수밖에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모씨가 작성한 고척4구역 무효표 확인서

고척4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무효표 확인서와 관련해 필적 감정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고척4구역 조합원은 “투표 용지에 조합원들의 이름이 표기된 것도 아니고 확인서에 사인만 있을 뿐”이라며 “대우건설이 전모씨의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모씨 등 4명이 무효표 당사자가 맞는 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척4구역 온라인커뮤니티 내에서는 이전에도 조합원 명의 도용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결국 말로만 공사비 확정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추가공사비와 사업지연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거네요. 이렇게 비양심적인 회사였다니 지금이라도 현엔(현대엔지니어링)의 실체를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해당 댓글의 작성자명은 ‘이OO’ 조합원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시간 뒤 이 조합원은 “밴드에 제 이름으로 올라온 글은 저와 무관함을 밝힙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다시 올리고 조합원들에게 명의 도용 사실을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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