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중진 의원 '바른정당과 통합' 극구 반대, '철저한 노선투쟁' 예고

[공감신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통합을 거듭 주장하는 가운데 국민의당 분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 신임대표로 유승민 대표가 선출되자 줄곧 중도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취임 인사차 찾아온 유승민 대표에게 “함께 새로운 개혁의 파트너로서 할 수 있는 여러 일에 대해 깊은 논의와 협력을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통합·연대의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16일에는 바른정당과 통합 또는 연대가 국민의당이 창당 당시부터 추구했던 방향과 같은 것이라며 의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안 대표의 중도통합 의사가 분명해지는 만큼, 국민의당 호남 중진의원들의 반발도 격화되고 있다. 호남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정배 전 대표는 17일 안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나라를 해롭게 하는 반개혁 적폐연대의 길”이라며 안 대표의 계획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철저한 노선투쟁’, ‘국민과 당원들의 결정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현재보다 당내 파열음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정배 전 대표가 8월 2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민의당 당 대표 경선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배숙 의원 역시 안 대표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옛사람들이 말하길 화류정은 석 달이요, 본댁정은 백 년이라 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안 대표의 행보가 외도와 다름없다는 의미다.

호남 중진의원들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박지원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저능아들이 하는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호남 중진의원들의 반대에도 통합을 강행할 경우 ‘탈당’이라는 카드를 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박 전 대표의 입장은 사실상 호남 중진의원들의 입장이다. 이에 국민의당도 바른정당처럼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왼쪽부터)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은 날로 거세지지만,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연대를 철회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당내에서 강도 높은 발언들이 쏟아지는 상황에도 바른정당과 통합에 대해 정책적인 공조를 하고, 그게 마무리되면 선거연대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며, 그다음 통합 가능성까지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해당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안 대표와 호남 중진의원,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분당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당의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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