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성수기 놓치는 것, 애플에게 큰 타격 될 듯"
[공감신문] 올해는 유달리 글로벌 IT기업들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서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였다. 특히 아마존 '에코'의 후발주자들이 속속 참전하면서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가하면, 소비자들의 기대를 불러모을만 한 기업들도 잇따라 AI 스피커 출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올해에 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할 전망이다.
애플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프리미엄 홈팟 스마트 스피커가 12월에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과정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홈팟을 경험하는 것을 기다릴 수 없지만, 고객에게 다가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2018년 초 미국, 영국, 호주에서 출시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대해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생산 일정을 맞추는 것보다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약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회사들이 배운 교훈"이라 평가했다. 다만, "연말 쇼핑 성수기에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애플로서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애플의 제품 출시 일정 연기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애플이 첫 무선 이어폰으로 선보인 '에어팟'도 당초 10월 출시로 예정돼 있다가 12월로 두 달간 연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때도 연말 성수기를 놓치지는 않았다.
홈팟은 애플의 음성인식 AI비서 '시리'를 탑재한 애플의 첫번째 가전기기로, 애플이 지난 6월 WWDC(애플세계개발자회의)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애플은 홈팟이 360도 사운드와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오디오를 지녔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AI 스피커에 비해 오디오에 신경썼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었다. 홈팟의 발표 이후 아마존은 돌비 사운드를 갖춘 제품을 출시했으며, 구글도 7월 출시된 홈맥스에 스피커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타사 제품에 비해 뛰어난 오디오 성능을 내세우는 만큼 가격도 높게 책정됐다. 홈팟의 가격은 350달러(약 38만원)로, 이는 경쟁사 제품보다 두 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애플은 이 가격에 대해 "최고의 오디오 성능이 장착된 홈팟은 이 정도의 가격이 적정"하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하는 홈팟의 AI 성능이 이 가격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번 홈팟 출시 연기가 하드웨어적 문제인지, 소프트웨어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