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필리핀 등 대북 교역 중단…고립 심화될 듯

동남아 국가들이 잇따라 대북 교역 중단에 나서면서, 북한의 고립이 심화될 전망이다. [Dailymail]

[공감신문] 미국의 주도 하에 이뤄지는 대북 압박이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그간 북한과 교역을 해왔던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교역 중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보도했다. 

유엔은 지난 9월,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자 북한이 대안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주목하다고 관측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의 10대 교역국 중 3개국이 동남아시아에 몰려있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에 공조할 경우, 북한에게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대북 교역을 중단했으며, 그간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오던 베트남은 최근 북한의 핵 위협을 강도높은 수준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Wikimedia]

작년 기준으로 북한의 8대 교역국이었던 싱가포르는, 지난 8일부로 북한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했다. 이에 앞서 북한의 6대 교역국에 속하는 필리핀도 지난 9월부터 대북 무역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미얀마도 지난 달 유엔에 제재이행 보고서를 제출하고, 제재 대상 회사와 관련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 외교관을 국외로 추방했다. 

지난 2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말레이시아도 입장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WSJ는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경제·외교적 관계를 재검토하면서 대사관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같은 공산국가라는 점 때문에 북한과 오랜 우호 관계를 맺어왔던 베트남도 최근 북한의 핵도발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아세안 정상회의서 필리핀, 베트남 정상과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동남아 각국의 움직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아시아 순방을 마친 후 "아시아·태평양 지도자들이 미국의 압력에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남겼다. 

미국 행정부 관리들도 "20개국 이상이 북한과 외교적, 또는 경제적 관계를 끊고 있다"면서, "최근 몇 주간 북한을 압박하는 국제사회의 캠페인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 선회가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등에 따른 위협 증가와 함께 김정남 암살사건도 동남아 국가들의 대북제재 동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북한의 5대 교역국인 태국은 지난 2009년 이후 유엔에 제재이행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여전히 일부 국가들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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