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나 인권옹호자 누구든 못 막아, 마약 뿌리 뽑을 것”

[공감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묻지마식’ 사살,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경찰을 다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인권유린에 대한 논란에 전혀 개의치 않으며, 마약 문제가 심화한다면 언제든 경찰을 재투입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마약 용의자로 오인받아 경찰에게 살해된 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17)의 관 옆에서 어린 동생이 오열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용의자를 사살하는 등의 무자비한 단속을 지시해왔다. 취임 직후인 지난 2016년 7월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 3900명이 사살됐다. 같은 기간 마약단속청(PDEA) 단속 과정에서 29명이 죽은 것과는 차이가 크다.

지난 8월엔 경찰이 비무장 10대 소년을 마약용의자로 지목해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마약 단속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높아졌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0월, 경찰의 마약 단속을 중단시키고 PDEA로 단속권을 넘겼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 행사장에서 "범죄자를 직접 죽일 수도 있다"며 인권 경시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19일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디바오 시에서 열린 경제 관련 행사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가능하면 마약을 뿌리 뽑고 싶다”며 “마약 매매는 조직범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인권옹호자 누구든 나를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유감”이라며 인권 침해 비판에 개의치 않음을 알렸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

마약단속권을 PDEA로 넘긴 지 이제 한 달, 두테르테 대통령이 크게 신뢰하는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도 ‘마약과의 전쟁’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성폭행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경찰의 마약 단속 때 숨어지내던 범죄자들이 지금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경찰은 마약과의 전쟁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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