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미지원·기능제한·한글미지원 등으로 ‘그림의 떡’

아이폰X에는 기존의 아이폰 시리즈와 달리 ‘홈 버튼’이 없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X(텐)’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면서, 그 인기가 무시무시하다.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기기를 교체했던 이른바 ‘애플 팬보이’들은 아이폰X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아이폰8을 거르고 아이폰X의 공식 출시일(24일)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통3사를 통한 사전예약 물량도 이미 동이 났다.

아이폰X의 ‘수급난’을 일으킬 정도의 인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그리고 LG의 V30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해도 상당한 정도에 속한다. 특히 이 스마트폰들은 모두 국내 점유율이 높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고 있으며, 반대로 아이폰X은 국내서 다소 약세인 iOS기반이라는 점에 미뤄도 이번 인기가 괄목할 만한 성과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아이폰X에는 기존의 아이폰 시리즈와 달리 ‘홈 버튼’이 없다. 물리 홈 버튼은 아이폰 시리즈의 상징이라 할 만큼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지녔는데, 그것을 삭제하고 전면부 전체를 디스플레이 패널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홈 버튼에 내장돼있던 지문인식 기능 ‘터치ID’도 사라지게 되고, 이를 얼굴인식 기능 ‘페이스ID’가 대체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폰X의 새로운 ‘페이스ID’가 국내에서는 무용지물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문인증 방식을 사용하는 은행 앱 등 금융업계에서는 페이스ID의 도입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해외, 특히 서구권 국가의 경우 안드로이드 OS에 비해 iOS의 점유율이 다소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스마트폰 시장에 ‘얼굴인식’이 널리 탑재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도 해외의 금융업계가 발 빠르게 페이스ID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X에 탑재되는 '페이스ID'를 국내 금융사들이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애플 키노트 중계 장면]

그러나 iOS가 약세인 국내 상황은 또 다르다.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 OS가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 시리즈 중에서도 일부인 아이폰X 사용자만을 위해 금융업계가 페이스ID를 빠른 시일 내로 지원할지는 알 수 없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이용하기 편리하다고 알려져 있는 아이폰 기능 중, 국내 이용자들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반쪽짜리’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아이폰 쓰면 바보, 외국에서 아이폰 안 쓰면 바보”라는 소비자 반응도 들려온 바 있으며, 편리한 각종 아이폰 기능을 ‘그림의 떡’처럼 바라만 봐야했던 경우도 많았다.

 

◆ 국내 미지원 앱

스마트폰으로 오프라인에서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 간단한 인증 과정을 거친 후 휴대전화를 NFC 단말기 근처로 가져가는 것 만으로도 매장에서 결제가 되는 것인데, 중국에서는 오프라인상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 결제가 널리 쓰이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삼성페이’를 선보이면서 간편 결제 시장에도 선전하고 있다. 애플도 역시 아이폰6 이후부터는 ‘애플페이’를 도입했으나, 이 기능은 아직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

 

◆ 반쪽짜리 기능의 앱

기본 탑재 앱인 ‘내 아이폰 찾기’도 국내에서는 기능을 전부 다 활용할 수 없다. 원래 이 기능은 아이폰을 분실했을 경우 기기에서 소리를 재생하고, 아이폰을 잠그고, 최근 위치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기본 탑재 앱인 ‘지도’ 역시 국내 기업의 여타 지도 앱에 비해 여러모로 미흡하다. 해외의 경우 버스, 지하철, 내비게이션에 심지어 복잡한 대형 상가 등은 내부 지도까지 지원하는 반면에 국내는 간략한 형태의 지도만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여러 가지 앱으로 이를 보완할 수는 있으나 기본 탑재 앱 하나만으로 이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해외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 한글 지원의 부재

애플 전체 매출 중에서도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튠즈 스토어’ 역시 국내에서는 아직 반쪽짜리인 셈이다. 아이튠즈 스토어에는 음악 뿐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강의 자료 등을 다운받을 수 있는데,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특히 영화의 경우 단기간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뉴스 역시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지원하지 않는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등의 신문사와 잡지사 등이 이 기능에 기사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언론사와의 제휴 소식은 아직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내 아이폰 찾기' 기능은 해외의 경우 위치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BGR 웹사이트 캡쳐]

한때는 AI비서 ‘시리’도 첫 공개 이후 한국어 지원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던 바 있다. 당시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영어만을 지원하는 시리 기능을 꺼 두거나 영어로만 사용하는 등 ‘그림의 떡’처럼 처다만 봐야했다. 그러나 애플이 추후 한국어를 지원하면서, 아직까지 익숙치는 않아도 시리를 활용하는 풍경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기능들이 일부 존재하지만 추후에는 100%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아이폰의 기능은 이보다 더 많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 한국어 등을 지원하면서 지금은 ‘무용지물’인 기능도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아이폰을 이용한 오프라인 간편결제 '애플페이'도 몇 년 째 국내 도입 소식만 들려올 뿐,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알려진 바 없다. [애플 웹사이트 캡쳐]

오는 2018년에는 서울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한국 1호점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이 국내 매장을 선보이면서 아이폰 소비자들에게 ‘그림의 떡’인 여러 가지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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