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증세·기억력 장애·우울 호소하는 주민 많아져…24시 정신건강 상담전화 운영

21일 오전 5시 58분께 포항에서 규모 2.0의 여진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 홈페이지]

[공감신문]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 이후 주민들의 심리상태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 사이 규모 3.5 이상의 비교적 강도가 큰 여진이 발생하자 주민들의 '지진 트라우마'는 더 늘고 있다. 

행정당국은 불안한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심리상담 전문가 63명의 심리지원단을 편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9일까지 포항 남‧북구 보건소, 항도초등학교, 흥해남산초등학교, 흥해공고 등 8곳에서 258건의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21일 포항시 재난종합 대책본부는 “지난 15일 지진 이후 극도의 불안 증세, 피로감, 우울, 기억력 장애 등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았으며, 그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흥해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한 주민들.

심리상담 중 불안증을 호소하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았으며, 상담소를 찾지 않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안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한 주민은 “규모 3 미만 여진이 올 때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지만, 3.5 이상 여진이 두 번 잇따르자 아내와 아이들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며 “지진 공포도 공포지만 비명을 듣고 나니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작년 경주 지진을 겪은 주민들도 몇몇 있었다. 이들은 규모의 5.8 경주 지진 이후, 이번 포항 지진도 겪은 것이다. 이들은 “이제 지진이라면 몸서리가 쳐진다”며 “경주 지진 이후 어지간한 높이는 엘리베이터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교회에 마련된 지진 피해 이재민 대피소.

이외에도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 증상, 한밤 중에 핸드폰 진동만 울리거나 바람에 창문이 흔들리기만 해도 집 밖으로 뛰어나갈 정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행여나 다시 발생할 수도 있을 지진을 대비해 생수나 생필품을 챙기는 것으로 불안감을 해소하기도 했다.

포항 시내 약국에 따르면 진통제, 청심환을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여진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책본부는 21일부터 정신건강 상담전화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상담은 24시간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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