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174일 뛰어넘어...文 대통령 "반대가 많았던 장관, 더 잘해 주길"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공감신문] 20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여러 논란에도 장관에 임명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출범 195일 만에 내각 퍼즐을 완성했다. 내각을 완성하는데 있어 김대중 정부의 174일 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됐다.

내각 구성에 최장시간이 걸린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로 실시된 보궐대통령 선거 때문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한다. 하지만 다당제, 여소야대의 국회로 문턱이 특히 높았던 점도 적잖은 비율을 차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명된 홍종학 장관의 경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이 여러 의혹을 이유로 반대했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마지막까지 반대하면서 인사경과청문보고서는 채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국회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청했지만, 내각 구성만 지연될 뿐이었다.

13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한 야당의원들이 불참하고 있다.

양당제 국회였다면 다당제 보다는 청문보고서 채택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각 정당의 역할이 중요해진 다당제에서는 더욱 셈법이 복잡했다.

인사청문회마다 거센 논란이 일었던 점도 최장기 내각 구성에 한 몫 보탰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것인지, 각 장관 후보자마다 철전한 검증과 높은 청렴도를 요구했다. 야당의 강도 높은 청문회는 각계의 관심을 받았고, 후보자 논란으로 이어졌다. 논란은 후보자 낙마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으로 귀결돼 내각 구성에 더 많은 시간이 들게 했다.

문재인 정부는 최장기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결국 내각을 완성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홍 장관을 임명하며 "야당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히 마무리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바쁘다"며 "이런 사정을 감안해 야당들도 양해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여되는 임명장이지만, 현안을 생각한다면 홍 장관의 임명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차 안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관에게 "반대가 많았던 장관님들이 오히려 더 잘한다. 이런 가설이 가설에 그치지 않고 정말 그렇게 되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기대가 크다"고 당부했다. 이는 단지 홍 장관에게만 하는 덕담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줄곧 높은 국정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내각 구성에 195일이 들었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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