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빗소리로 도피행적 숨기기 위해 비 내리는 새벽 탈옥 감행

CCTV에 찍힌 위구르인들 [방콕포스트 홈페이지]

[공감신문] 밀입국을 적발당해 태국 이민자 구금시설에 갇혀 있던 위구르인들이 집단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 당국은 20일 새벽 2시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의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탈옥한 위구르인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태국에 밀입국했다가 적발돼 갇혀 지낸 지 3년 만에 탈출을 감행했다.

탈옥 당일 비가 내린데다 이미 발바닥이 사라진 상태라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지 치안 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21일 태국 현지 언론은 “남부 송클라 주(州) 사다오에 있는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위구르인 25명이 탈출했다”고 전했다. 25명 중 5명은 추격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으나, 나머지 20명은 ‘말레이시아 국경을 따라 숲으로 도피했다’는 보고를 받고 추적 중이다. 

현지 경찰 관리인 쁘라싯 팀마껀은 “당국은 국경 지대에 검문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단 탈출한 위구르인들이 구금시설 벽에 낸 구멍 [더 네이션 홈페이지]

탈출을 감행한 위구르인들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요란한 빗소리로 도피행적을 숨기기 위해, 비가 내리는 새벽에 탈옥을 시도했다.

깨진 타일 조각 등으로 감방 외벽의 2개에 구멍을 냈으며, 벽에 난 구멍에서 지면까지 2m 이상을 내려가기 위해 담요를 로프 용도로 활용했다.

태국 이민청은 이번 사건 발생 후, 구금시설 담당자 등 6명을 직위해제 및 긴급 전보 조처했다. 현재 이들은 지역 본부로 이송된 상태며, 과실 여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민국 경찰 국장 윙 위핀은 “또 다른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위구르인들을 수용하는 구금시설에 보안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8월, 태국 방콕 에라완 사원 부근 번화가인 라차프라송 교차로 근처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해 내외국인 20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다쳤다.

탈옥에 성공한 위구르인들은 중국 신장(新疆) 자치구 출신으로 지난 2014년 터키로 가기 위해 태국에 밀입국했다가 적발된 300여명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위구르인은 중국 당국의 탄압을 피해 언어와 종교적으로 가까운 터키를 정치적 망명지로 선호했다. 하지만 태국은 자국에 밀입국한 위구르인 중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172명은 터키로 갔으며 60여명이 지금까지 태국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5년 8월 방콕 에라완 사원 폭파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가 중국 신장 출신의 위구르인 2명으로 알려지면서, 태국 당국의 위구르인 강제 송환이 화를 불렀다는 관측이 국제사회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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