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들은 금성에서 왔다고 한다. 여자만큼이나 알다가도 모를 남자들의 심리. 흔한 멜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건 ‘현실’과 다르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도대체 여자들과 달리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여기, 조금 발칙하지만 좀 더 ‘솔직’해서 남자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 영화들이 있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이 영화 속 주인공들 같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들이 모두 드라마 속 여주인공같지 않은 것처럼.

‘남자들은 왜 그래?’

남자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해본다. 남자들이 왜 그런지는 이들 영화를 보면 조금 해답을 얻을지도 모른다. 

■ 댓 어쿼드 모먼트, 2014 

남자버전의 <섹스 앤더 시티>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거나 흥행하진 못했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 영화 혹시 봤어?’라며 심심치 않게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특히나 여자들은 ‘남자들이 정말 저렇다고?’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한다. 하긴, 남자들 역시나 <섹스 앤더 시티>를 보며 여자들이 왜 저렇게 ‘구두’에 열광하는 지 이해하지 못했었으니까. 

세 남자의 솔직한 대화는 예전에 국내에서 인기 있던 시트콤 <세 친구>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보단 조금 더 진솔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남자들은 공감하며, 여자들은 무릎을 치며 볼만한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영화다. 꽃미남 배우들의 비주얼 감상은 덤이다. 

■ 스물, 2015

발랄한 코믹 영화인 <스물>은 청춘물이다. 이성, 아니 더 정확히 성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혈기 왕성한 스무살의 세 친구가 나온다. 겉보기엔 그들의 성적 욕구만을 그려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여기엔 이들의 서툰 사랑이 있다. 

남자들 속엔 모두들 어린 아이 한명씩 있다는 얘기가 있다. 남자들이 짓궂은 장난을 좋아하는 것도 다 이런 ‘아이’같은 모습 때문. 누구나 마음 속에 순수함이 있다는 것. 그런데 왜 그렇게 ‘늑대’같으냐고? 그 두 가지가 어떻게 버무려지는지 이 영화를 보고 웃다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 돈존, 2013

헐리웃의 대표적 훈남 배우 조셉 고든 래빗이 감독과 주연을 맞고 세계적 섹시 스타 스칼렛 요한슨이 여주인공을 맡았다. 

종종 연애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남자친구가 야한 동영상을 봐요”라는 사연들이 올라온다. 여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자존심이 상한다고 느낄 수 있다. 남자들은 여자친구가 있으면서 왜, 야동을 보는 걸까?

그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야동과 사랑은 다르다. 이해할 수 없다고? 이 영화를 보면 남자들이 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다. 그런 고충을 겪어본 적이 있거나 주변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추천해서 함께 보시길. 두 섹시 스타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조셉 고든 래빗의 연출도 합격점.

■ 극장전, 2005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유별나게도 ‘찌질한’ 감성의 남자들이 많이 나온다. 겉보기엔 그렇다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게 다 솔직한 심정이라는 것. 그래서 술을 핑계 삼아 그런 마음들을 늘어놓는 것으로 보여 진다. 상업 영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세계적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홍상수 영화들은 그러한 맘 속 깊은 공감대를 많이 끌어내고 있다는 증거. 

<극장전> 역시 그러하다. 그 중에서도 단연 홍상수 영화 중 가장 코믹스럽고 처절(?)한 영화라 할 수 있다. 포스터만 보더라도 어정쩡하게 서서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지 않나. 이건 어쩌면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훨씬 공감이 많이 갈 만한 코믹 영화다. 

‘여배우’라는 단어가 주는 우월감과 신비감이 있다. ‘여배우를 만난다’라... 과연 남자들은 동경의 대상을 만났을 때 어떠한 마음일까? 그 진짜 마음은? 이 영화에서 확인하시라. 

■ S러버, 2009

나쁜 남자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시라. 리즈 시절의 애쉬튼 커쳐는 세상 가장 쿨하고 매력적인 바람둥이를 연기한다. 특히 이 영화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화법이 이루어져서 더욱 솔직하다. 

그가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여 여자들의 마음을 얻는 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이용하며 또한 난처한 상황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지 보여준다. 

그는 이 영화에서 골드미스인 여자친구를 두고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 반한다. 이건 그의 진심이다. 애인과 마음속에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왜 그런 걸까?

이런 남자를 만난 경험이 있거나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해가 되질 않았다면,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솔직한 심경(?)을 들어보시길. 어이가 없으면서도 왠지 밉지 않은 건, 그의 외모 때문이 아니다. 인정할 때, 제일 무섭다. 

■ 남자가 사랑할 때, 2014

남자가 다 ‘바람둥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 영화에서는 남자의 ‘순정’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누구나 마음 속에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한 여자만을 위하여 뜨겁게 살아가길 바란다. 

특히나 자신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게 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 남자들은 그 여자에게 목숨을 바쳐 사랑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저 여자만은 꼭 지키겠다고. 여기, 그러한 한 남자가 있다. 

단도직입적이고 때론 무식해보이지만,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 <너는 내 운명>에서도 사랑밖에 모르는 순정남을 연기했던 황정민의 또 다른 순정 멜로.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사랑에 빠지고 싶은 기분이 든다. 과연 저렇게 뜨거운 사랑을 일생에 몇 번이나 해볼 수 있을까? 

제목 그대로 ‘남자가 (진심으로) 사랑할 때’에 얼마나 헌신적인지 느낄 수 있다. 위의 <S러버>를 보고 난 후라면 더욱 대비가 될 듯. 

■ 세일즈맨의 죽음, 1985

남자의 사랑이 오직 ‘여자’만을 향한 건 아닐 것이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도 있다.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헌신하는 것 역시 크나 큰 사랑일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극작가 아서밀러의 희곡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을 영화화한 것이다. 전설적인 두 배우인 더스틴 호프먼과 존 말코비치가 주연을 맡았으며, 영화는 연극적 형식을 띈다. 

사실 남자들의 책임감은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편인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은 대부분 묵묵하다. 그들이 사회에 나와 투쟁하는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 자신만을 바라보는 부인과 자식들 때문이다. 그래서 견디고 또 견뎌낸다.

이 영화는 당시 현대인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기에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이 작품은 전 세계 큰 극장 무대에서 올려지고 있는 희곡이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원로 배우들이 이 작품으로 열연했었으며 관객들은 먹먹한 가슴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야 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현대인들의 공감대를 얻어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 

공연장을 찾을 수 없을 때에, 다행히도 꺼내어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공연 못지않게 훌륭한 작품으로 손꼽히며 골든 글로브 등 유수한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아버지도 역시 남자다. 남자는 모두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들의 삶에 대하여 차분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다.

■ 아이, 어른, 아버지, 그리고 다시 남자 

도구를 사용하는 것에 호기심이 많으며, 스포츠를 즐기고, 지적 호기심이 크며, 문제 해결에 희열감을 느끼고, 책임감이 크며, 단순하지만 추진력이 강한 사람들, 그게 남자다. 물론 이러한 여자들도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비교적’ 더욱 그러하다. 

이 영화들을 다 보고나면, 저렇게 다양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구나 새삼 놀라게 될지 모른다. 결국 사랑도, 다 상대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렇게 다양한 모습 중 어떠한 모습을 끌어낼 것인가? 또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그들의 순수함을 드러낸 영화들에 정답이 녹아있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혐오하여 범죄가 일어나기도 하는 안타까운 사회에 살고 있다. 서로를 이해해보려는 작은 노력은 편견을 깨뜨릴 것이다. 다음엔 여자를 이해할 수 있는 영화들을 준비해보겠다. 이 추운 겨울, 서로를 감싸주는 따스한 시선들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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