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장관 결재 확인·압수수색 정보 누설 정황 포착

이명박 정권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에 관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되는 모습이다. 현재 이들은 풀려난 상태지만 의혹에 대한 새로운 증거들이 등장하고 있다.

[공감신문]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대선에서 댓글부대를 운용했다는 정황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는 2012년 총선 당시 만든 ‘심리전 작전지침’이 발견됐다.

30일 국방부 사이버 댓글 조사 테스크포스(TF)는 3차 중간조사 발표를 통해 “2012년 4월 총선 당시 사이버사가 북한과 종북세력의 선거개입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만든 심리전 작전지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작전지침에는 총선에서 530심리전단 전 인원을 투입하는 총력 대응 작전에 관한 내용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포함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사이버사 댓글공작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TF는 사이버사가 총선에 총력 대응을 하게 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이버사 압수수색을 할 당시 정보가 사전에 누출된 정황도 포착됐다. 

조사본부가 사이버사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날은 2013년 10월 20일이다. 헌데 같은 날 530단장 이모 씨가 부대원들에게 압수수색에 대비에 만전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는 휴대폰 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모씨는 부대원들에게 사이버사 내부 데이터를 초기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본부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후 뒤늦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사본부가 조사를 시작한 날은 10월 22일 오후 1시로 이는 27시간이나 지연된 것이다. 

TF 관계자는 “530 단장이 수사관계자로부터 압수수색 영장 신청에 대한 정보를 듣고 증거 인멸을 한 것과 당시 압수수색 정보가 누설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압수수색이 지연된 경위에 대해서도 곧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선개입 수사를 하려던 헌병수사관이 조사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수사본부에서 제외된 것과 사이버사가 직접 운영한 인터넷 매체에 수억 단위의 예산이 집행된 사실도 포착했다.

사이버사가 운영한 매체는 ‘포인트 뉴스’라는 인터넷 언론사로 7500여건의 기사 중 1000여건에 달하는 기사가 정치·북한·국방 기사다. 이 기사들에서는 ‘종북주의자 감별법’, ‘대선은 종북좌파에게 맡기면 안 된다’ 등 선전 내용이 다수 발견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 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도 정치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국가정보원의 각종 정치개입 의혹에서 '정점'으로 의심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기무사령부 댓글활동에 동원된 인원은 현재까지 4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주변 친인척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여러 계정을 만들어 활동을 펼쳤다. 

댓글부대원들은 청와대의 지시로 국정홍보를 하고 인터넷상 여론을 분석한 동향보고를 작성해 상부에 올리는 등 조직적으로 정치 선전·선동에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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