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김정한 칼럼] 내 인연과 여러 번 사랑에 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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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김정한 칼럼] 내 인연과 여러 번 사랑에 빠지라
  • 김정한 시인
  • 승인 2017.12.01 09: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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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가

[공감신문] 옆집에 막 삼십대로 접어든 젊은 부부가 이사를 왔다. 집안을 들락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들의 이사 풍경을 지켜보았다. 일부러 지켜보았다기보다 웃음이 가득한 둘의 모습이 내 마음을 붙들었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가 어쩌면 웃는 모습이 순수하던지 첫인상 첫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아주고 있다. 그것을 보는 나는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을 보면 서로에 대한 예의도 충분히 정중했다.

서로를 배려하며 챙겨준다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에다가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그런 행동이 나오기가 어렵다. '너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아무리 젊은 부부라도 서로에 대한 애틋함은 크지 않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통행이기 때문이다. 연애는 일방통행이어도 일정기간 사랑이 가능하지만 결혼이 일방통행이라면 끝만 남았다. 

심지어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이기심이 가득한 관계라면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조금의 양보나 희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20년, 30년의 결혼생활을 한 사이라면 좋은 일, 궂은일을 다 겪었기에 함께 견뎌가며 쌓은 정이라도 있다. 소위 말하는 '정 때문에' 산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주변을 보면 결혼을 도박으로, 모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결혼은 도박이 아니다. 모험을 해서도 안 된다. 가장 오래 입은 옷, 신발이 편안함을 안겨주듯, 만날수록 편안해지고 여러모로 오누이처럼 닮거나,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방식까지 비슷하면 더욱 좋을 것이고. 

살아온 생활방식이 전혀 다를 때에는 맞춰서 살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노력을 하겠지만 그동안 습관이 되어 성격이 되어버린 것들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서 한평생 의지하며 위로하고 배려하며 또 때로는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마음이 고단해지면 견뎌내기가 힘들다. 고단함이 계속되면 좋은 것도 싫어지기 마련이다. 

서로에게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수시로 오갈 때 극한 희생을 함께 감당해나가며 진정한 동반자가 된다. 사랑과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결혼생활은 계속된다. 설렘도 주고, 애틋함도 나누어야 연민의 정은 깊어간다. 1년을 살든, 10년을 살든 가끔씩 설렘을 주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생의 최고의 선물은 내 발에 꼭 맞는 신을 신은 것처럼 발이 편한 짝을 만나는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야 하고, 닮은 부분이 하나라도 있으면 서로 맞춰가기가 쉽다. 성격도 비슷하고 자라온 환경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이 극과 극이라면 대단한 무엇을 가지고 있다 해도 어긋나게 된다. 사람은 본성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결혼은 1년 만나다가 헤어지고, 2년 사랑하다 이별하는 연애가 아니다. 연애가 이상이라면 결혼은 현실이다. 서로 다른 가족과 가족이 특별한 인연을 맺는 것이다. 물건은 맘에 안 들면 다시 바꿀 수 있지만. 결혼은 바꿀 수도 물릴 수도 없다. 그러니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평생의 굴레가 되기도 하니까. 

생각해보면 살면서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이도 사랑하는 사람이고 가장 큰 아픔을 주는 이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랑이 깊으면 신뢰가 쌓이고 신뢰가 쌓이면 행복을 안겨준다. 그러나 미움이 깊으면 상처를 남기고 상처가 깊으면 이별이 찾아온다. 

아침에 눈을 떠 가장 먼저 보는 이가 부부이다. 잠들기 전에 가장 나중에 보는 이도 부부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에 가장 찬란한 빛과 깜깜한 어둠을 선물하는 것은 당연하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보면 셀린느가 제시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은 너와 나 사이에 있어.”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사랑은 둘이 만들어가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마주 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다. 더하여 그와 나눌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하여 하루가 더 부지런해진다. 그리하여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멜빈이 되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라고. 

서로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관계, 그게 바로 사랑의 성숙이다. 성숙한 사랑은 깊이 뿌리를 내렸기에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옆에 있지 않아도 옆에 있는 듯한 존재감, 서로에게 든든한 배후가 되고, 그 사람 때문에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보호받고 있다는 만족감 내지는 안정감을 안는다. 그것이 행복이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은 사소한 것에 있다. 당신 ‘오늘 참 예뻐’라고 말해주는 것, 당신 ‘오늘 참 멋있어’라고 대답해주는 것, 그 작은 것에서 사랑은 깊게 뿌리를 내린다. 하루하루 깊어지고 편안해지는 것, 그것이 사랑이니까. 

물론 살다 보면 다투기도 한다. 그것을 오래 가슴에 담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풀어야 앙금이 남지 않는다. 혼자서 끙끙 앓으며 상대의 마음을 예측하며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얘기하며 대화로 풀어야 한다. 마음속에 상대방에 대한 애틋함이 미움보다 많아야 한다. 애틋함보다 미움이 크면 언젠가는 선보다 악이 마음을 지배하여 파국을 맞게 된다. 식사를 하면서 수시로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고민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 

결혼은 연애와 다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연애의 연장선이다. 서로를 조율하며 가야 한다. 조율의 과정을 즐기면 연애와 같을 테고, 조율의 과정을 포기하고 대립하면 이별을 하든 하지 않든 파국을 맞는다. 진정한 사랑은 나와 그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상에 존재할 때이다. 단 둘이서. 사랑하는 동안에는 서로에게 신과 같은 존재가 될 때이다. 때로는 안전을 지켜주는 신호등과 같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 나침반이 되어 주는 관계. 그런 관계가 되어야 이전보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    

물론 여자와 남자는 생각의 차이가 있다. 여자는 사랑의 시작과 함께 신앙처럼 사랑에 목숨을 걸지만 남자는 사랑과 함께 출세를 향해 노를 젓는다. 사랑이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깝다고 해서 마음까지 가깝지는 않으니까. 함께 노력해야 행복한 가족이 된다. 물론 사람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바뀌려고 마음먹고 노력하면 조금씩은 변화하니까.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그 어떤 사랑이든 시작부터 끝까지 한결같지는 않다. 사랑이 식으면 어긋나게 되어있고 어긋난 사랑에다 아무리 큐피드의 화살을 쏘아도 과녁을 빗나가게 된다. 사랑이 아프다면 아픈 곳을 찾아 제대로 치유해야 제 자리를 찾는다. 사랑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하면 흔들리게 되고 삶의 궤도까지 이탈하게 된다. 

행복한 사랑은 둘이 함께 노력하는 의지에 달려있다. 반드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한 사람을 위해 전부를 걸겠다는 마음으로 사랑하면 된다. 사랑과 동시에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할 때 진정한 부부, 가족이 된다.

누구나 처음에는 맹세하듯 '당신만을 사랑할게요. 영원히 변치 않을 거예요.'로 시작한다. 그러나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남녀가 한 울타리에서 싸우지 않고 살기란 쉽지 않다. 살다 보면 전혀 예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 서로를 낮추며 상대를 먼저 배려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공유하며 살기란 힘들다. 

바람직한 사랑은 바다에 배를 띄워 함께 노를 저으며 가는 거다. 한 사람에게만 노를 젓게 하지 말고 함께 노를 저어야 살면서 찾아오는 풍랑을 견딜 수가 있다. 결혼생활은 먹는 것부터, 입는 것, 심지어 잠자리 습관까지 다르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양보하고 배려하는 거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견고했던 성이 금이 가고 무너진다. 

행복하려면 내 인연을 사랑하면 된다. 미뇽 맥롤린은 성공적인 사랑,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려면 여러 번 사랑에 빠지라고 했다. 그것도 다른 아닌 똑같은 사람과 여러 번. 그렇다. 내 인연인 그에게 다시 한 번 설렘으로, 뜨거움으로 다가가자. 이전보다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둘이 하나가 되어 아름답게 사랑을 노래하자. 행복한 결혼의 성을 만들기 위해. 

김정한 시인
김정한 시인|shin-wjd@hanmail.net <잘있었나요 내인생>외에 스물다섯권의 책을 써온 시인 김정한입니다.
늘 행간에서 춤을 추며 기쁘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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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2017-12-01 15:43:44
김정한 칼럼만 찾아서 읽습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