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신한 이불 안에서 즐기는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피나는 연습 그리고 한 번의 시합. 온 힘을 다해 집중해야만 맛볼 수 있는 짜릿한 승리의 기쁨. 스포츠의 세계는 처절하지만 누군가의 열정과 소망으로 가득 차 있다. 

스포츠에 입덕하면 빠져나올 수 없듯이 스포츠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승부욕에 불타는 그들을 보며 쾌감을 느끼기 위해, 어느새 ‘우리’ 팀이 돼버린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우리는 제각각의 이유로 땀내음을 가득 담은 스포츠에 열광한다. 실시간으로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는 모두에게 ‘본방사수’하고 싶은 욕구를 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또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경기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아 스포츠를 사랑하시는 분들, 스포츠 애니메이션은 본 적이 있으신지. 아마 좀 유치하고, ‘리얼’하지 않아 멀리하신 분들이 많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초반엔 리얼한 테니스 경기를 펼쳤지만 나중엔 SF 판타지물로 장르가 바뀐(...) 신 테니스의 왕자 [tenipuri 홈페이지]

하지만 스포츠 애니메이션‘만’ 찾아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쪽 분야 덕후들은 한 번은 무슨, 이미 승패를 다 알고 있음에도 재탕, 삼탕, 사탕까지 한다. 다시 보고 또 봐도 새롭고 짜릿하달까(...)

오늘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현실감 제로인 경기를 심각하고 진지하게 보게 만드는 스포츠 애니를 소개하려 한다. 한 번 보면 무조건 재탕각! 여러분의 생각과 다른 애니메이션의 디테일함에 꽤 놀라실 거다. 

 

■ 스포츠보단 성장, ‘크게 휘두르며’

솔직히 미하시 괴롭힌 애들, 감빵 아니 소년원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BS 홈페이지 캡처]

주인공인 미하시 렌은 중학교 야구부에서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팀원들은 미하시의 할아버지인 이사장이 꽂아줬기 때문에 미하시가 에이스를 달고 있다고 생각해 따돌림 시킨다. 소심하지만 고집 있는 미하시는 한번 양보하면 자신이 공을 던지는 일이 없어지게 될까봐 두려워 필사적으로 마운드를 지킨다. 

미하시의 작은 반항에 포수는 미하시에게 사인을 보내지도 않고, 던지는 공도 일부러 대충 잡는다. 야수들도 수비 플레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 결국 미하시의 야구부는 3년 내내 우승 한 번 하지 못한다.

몇 번의 캐치볼로 미하시의 직구가 특별하다는 알게 된 능력자 아베. (그 아베 아님) [oofuri 홈페이지]

부원들에게 시달린 미하시는 자존감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 말도 심하게 더듬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후 부원들이 없는 고등학교로 도망치듯 진학한다. 그토록 좋아하던 야구도 그만둘 것이라는 마음을 먹은 채로 말이다. 

고등학교 야구장에 구경 간 미하시는 부원을 모으던 감독 눈에 띄어 반강제적으로 야구부에 가입하게 된다. 이후 팀의 포수인 아베 타카야의 지지를 받아 조금씩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2기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없는 크게 휘두르며(...) 3기 언제 나와요? [oofuri 홈페이지]

다른 스포츠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센빠이’ 없이, 오로지 1학년만 존재하는 고교 신설 야구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크게 휘두르며’는 서로 토닥이며 성장하는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등장인물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애정을 쏟아붓는 과정에 야구가 가미된 것 같달까. 

답답하고 소심한 미하시의 모습은, 멋있고 에이스미 뿜뿜 넘치는 여느 스포츠물의 주인공들과는 달라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애니메이션은 미하시의 성장과정을 보는 맛!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에 아마 뿌듯함을 느끼실 테다. 재미없겠다고? 미하시의 고교부 첫 경기는 미하시를 따돌렸던 야구부원들과의 경기다. 

 

■ 눈 호강을 원하신다면 ‘Free!’

고등학생 시절도 ‘멋쁨’이나 초등학교땐 진짜 귀여웠던 4명. [myanimelist 홈페이지]

초등학교 때 같은 수영 클럽을 다녔던 네 사람. 수영클럽에서 팀이었던 하루카, 마코토, 나기사, 린은 릴레이 수영 우승을 끝으로 각자의 길로 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여전히 물을 좋아하고 수영을 동경하는 이들. 이제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다시 함께 릴레이 수영에 도전한다. 

하지만 여느 애니메이션들처럼 갈등은 있는 법. 네 사람 중 린은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하루카, 마코토, 나기사와 릴레이 수영 경기에서 맞붙게 된다. 

감독님의 4가지 키워드 선정 칭찬해! [aniplustv 홈페이지]

수영부의 나날을 그린 ‘프리!’는 ‘눈 호강 애니메이션’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애니메이션 감독은 프리의 4가지 키워드를 수영, 우정, 유대, ★상반신★이라 말했으니 다들 OK...? 하지만 비주얼만큼 그 스토리도 매우 탄탄해 오는 2018년 여름, 3기 방영이 결정됐다!(환호)

시간의 흐름이 무색하게 더욱 돈독해지고 단단해진 유대를 보여주는 고등학생들의 성장기. 프리! 추운 겨울, 이들의 뜨거운 여름을 응원해보는 건 어떠신지.  

 

■ OST도 명곡 아닙니까! ‘하이큐’
다들 배구라고 하면 ‘스파이커’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다. 허나 배구경기는 ‘세터’의 토스웍이 얼마나 안정됐는지, 공격수의 성향을 잘 맞추는 지에 게임이 좌우된다. 그래서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도 있다.

키 162cm, 배구 에이스를 꿈꾸는 주인공 히나타 쇼요 [네이버 영화]

배구를 소재로 한 다른 콘텐츠들은 화려한 포지션이라는 이유 때문에 스파이커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하이큐는 세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때문에 모든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경기 장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주인공인 히나타 쇼요는 우연히 티비에서 배구 경기를 보게 되고 코트 위에서 활약하는 ‘작은 거인’의 모습을 보고 배구에 ‘입덕’하게 된다. 중학교 시절, 히나타는 3년 동안 홀로 배구부를 ‘연명’해왔다. 배구부원은 자신밖에 없었기 때문. 농구부, 축구부, 여자 배구부에 사정사정해가며 부 활동을 해나갔으며, 3학년이 되어서야 첫 경기에 출전한다.

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 누나가 예지력이 있는데 너네 친해짐. [네이버 영화]

여기에서 히나타는 또 다른 주인공인 카게야마 토비오의 팀과 맞붙는다. 에이스 오브 에이스 세터라는 토비오와 맞붙은 히나타팀은 당연히 와장창. 말 그대로 참패한다. 이후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토비오에게 복수하겠다는 목표로 고등학교 배구부에 입부하지만 그곳에서 토비오를 만나게 된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하이큐. 아마 하이큐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자신에게도 외치는 듯한 ‘한 번 더!’라는 응원을 듣고 싶어서 재탕, 삼탕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쿵쾅쿵쾅 심박수를 높여주는 OST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하이큐 4기 애니메이션 소식이 솔솔 나오고 있다. [animaxtv 홈페이지]

스릴 있는 배구 애니메이션을 원하신다면, 멋이 좌르륵 흐르는 배구 경기를 보고 싶다면 ‘하이큐’ 한 편 보시는 건 어떠신지.

 

■ 왼손은 거들 뿐 ‘슬램덩크’ 

다들 아시다시피 슬램덩크는 만화책이 원작이다. [네이버 세계만화정전]

스포츠 만화계의 명작이라 불리는 ‘슬램덩크’. 따지고 보면 앞서 소개한 스포츠 애니메이션의 시초라 불리는 작품이 바로 슬램덩크다. 슬램덩크가 첫 방영된 1990년대는 축구, 야구를 다루는 만화가 히트를 쳤었다. 당시 농구를 소재로 한 만화가 드물기도 했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스토리까지 겸비했으니 붐을 일으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슈퍼 울트라 슛처럼 비현실적인 필살기가 난무하는 당시의 스포츠 만화와는 다르게 ‘나름’ 리얼리즘에 충실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스포츠 룰을 친절히 설명해주고 섬세한 감정표현을 다루는 만화는 슬램덩크가 처음이랄까.

하지만 만화책의 인기가 엄청난 반면 애니메이션에 대한 평가는 그닥 좋지 않았다. 연재시기가 겹치기도 했고, 중요한 내용이 많이 생략됐기 때문. 그럼에도 특유의 박진감 있는 전개로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다.

90년대 남성들의 전설적인 만화라 불리는 슬램덩크. 세월이 느껴지는 사진 크기 ㅠ-ㅠ... [myanimelist 홈페이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강백호는 채소연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고, 소연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고등학교 농구부에 가입한다. 농구에 ‘ㄴ’자도 모르는 선수였지만 점점 농구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부원으로 인정받게 된다.

90년대 애니메이션이라고 전형적인 클리셰 범벅일 거라는 생각은 넣어둬도 될 듯하다. 예상과는 다른 전개, 투박하지 않은 감정선은 아직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 한 번 보면 무조건 재탕각! 

폭신한 이불에 폭 싸여 자는 것이 최고의 주말!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본격적으로 시작된 겨울. 쌀쌀한 바람과 훅 떨어진 기온으로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분들이 많을 테다. 평소보다 더 걷지 않게 되고, 주말엔 전기장판과 하나 되는 일이 가장 행복하실 거다.

이럴 때 보기 딱 좋은 게 바로 스포츠 애니메이션 아니겠는가. 움츠러든 나와 다르게 활동적인 이들을 보고 있자면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은 물론,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다.

이번 주말, 스포츠 애니메이션은 어떠신지.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스포츠 애니메이션은 승패에 얽매어 ‘나름’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구 전달한다. 감정에 솔직한 인물들은 우리보다 승리를 ‘더’ 갈망하며, 패배에 ‘더’ 좌절감을 느낀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 묵혀있던 감정들이 풀리는 기분이 든달까. 

이번 주말, 추운 날씨에 영화관 갈 엄두가 나질 않으시다면 스포츠 애니메이션 한 편 땡기시는 건 어떨까? 평일을 견딜 수 있는 좋은 기운을 받으실 거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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