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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세계의 신기하고 이상한 성인식들

[공감신문 교양공감] 12월이 됐다. 마침내 2017년의 끝자락에 와 닿은 것이다.

아마 자신의 나이 뒷쪽에 숫자 9를 달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공연한 감상에 젖어들지 모르겠다. 특히 아직 '청춘' 축에 속하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대부분 젊은 이들이 나이에 더 민감한 법이니까.

한 아홉살배기 아이는 "아, 벌써 10대라니! 세월 참 빠르구나!"라 감탄할지도 모르고, 1989년생들은 "내가 30이라니!"라며 좌절하고 계실지 모른다. 아! 올해 지진 피해로 인해 연기된 수능을 봤을 19세 청소년들은 20대가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실지 모른다. 12월만 넘기면 그들은 이제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니까. 사실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는 바로 그 분들을 위해 준비해봤다. 이제 곧 20세란 나이로 접어드는 풋풋한 청춘들에게.

축하는 드리지만, 마냥 기뻐만 할 일인진 두고 봐야 아는 법! [Photo by Ambreen Hasan on Unsplash]

수험생이건 아니건, 내년부터 성인이 되는 여러분들께는 축하와 함께 위로의 말을 전해드린다. 꼴랑 10년쯤 더 살아본 기자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성인이, 어른이 된다는 건 생각보다 좋기만 한 일은 아니더라. 나는 아직도 마냥 어린 것만 같은데, 책임져야 할 일들은 해가 지날수록 늘어만 간다. 그리고 그 책임이란 놈은 무겁고 무섭다. 그래서 20세가 될 여러분들에게 축하만을 건넬 수가 없는 거다.

어른이 되기 위해선, 그만한 자격을 갖춰야만 할 터다. 어른이 될 자격도 없는데 나이가 찼다고 '어른'이라 보긴 사실 조금 애매하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어른 같지도 않은' 어른들을 살면서 종종 봐 왔으니까. 자격 미달의 어른들을 보면서 "저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분명 있을 테니까.

합법적인 음주가 가능하다고 다 어른의 자격을 갖췄다 보긴 어렵다. [Photo by Wil Stewart on Unsplash]

그렇다면, 어떤 어른이 자격 있는 어른인걸까? 남들에게 나름대로 '괜찮은' 조언을 해줄 수 있으면 어른의 자격을 갖춘 걸까? 혹은,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어른이라 볼 수 있는 걸까?

요즘 세상엔 어른 되는 데 자격이랄만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현대에는 '성인식'이란 게 성인이 됐음을 가까운 지인, 가족 등과 함께 축하하는 행사에 그친다. 하지만 전통적 가치관 속에는, 분명 자신이 어른이 됐음을 증명해야하는 의식들이 있었다. 그런건 뭐랄까, 성인식이라기 보다는 '성년의 자격 증명' 같은 느낌이었던 듯 싶다.

어떤 사회에서는, 일종의 통과 시험을 겪어야만 구성원 내 '어른'으로 인정하고 있다. [Photo by Chrissie Kremer on Unsplash]

아직 세계 곳곳에는 전통을 고수하는 집단들이 남아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몇 가지 시험을 통과해야만 '성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문화가 남아있다. 또, 지금은 사라졌지만 역사 속에 남아있는 옛 사람들의 성인식 중에는 특기할만한 것들도 있다.

어떤 성인식은 꽤나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차라리 "성인이길 포기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바로 그런, 세계의 독특하고 신기한, 기이한, 혹은 너무 가혹한 성인식 문화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나라는 성인이 됐음을 그리 힘들게 입증할 필요가 없단 사실이다.

 

■ 성인식에서 유래된 번지점프

번지 점프, 지금은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류처럼 여겨지고 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레저 활동 중의 하나가 된 '번지 점프(Bungee Jumping)'는 성인식이 그 기원이다.

번지 점프를 해야만 성인이 된다고? 응애 응애… [데일리 스타 웹사이트 캡쳐]

번지 점프는 오세아니아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바누아투(Vanuatu)'의 '펜타코스트 섬' 원주민들이 치르는 성인식이다. 허나 '성인의 용기'를 시험하는 이 성인식은 우리가 알고있는 일반적인 번지 점프와 달리,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치러진다. 사용되는 2~30m의 줄도 '칡 넝쿨'이란다…

더군다나, 높은데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머리를 땅에 부딪혀야' 성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위험천만하다. 문자 그대로 '맨 땅에 헤딩'인 셈이니… 낙하 지점에는 푹신한 흙을 깔아둔다고 하나, 그렇다고 안 위험한 건 절대 아니겠다. 만약 이것을 치르고도 '어른'으로 인정 못 해 준다면 진짜 억울하겠구나 싶다.

비록 충돌하는 지면에 부드러운 흙을 잔뜩 깔아뒀대도 부상을 피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CNN 웹사이트 캡쳐]

물론 위험한 만큼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했음은 안 봐도 뻔하다. 비교적(!) 안전을 위해 여러 안전장치를 도입한 '레저'로서의 번지 점프에서도 종종 사고가 발생하니까.

 

■ 뱀파이어의 이빨? 치아 가공

뾰족한 이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뱀파이어 아닐까? [Maxpixel / CC0 Public Domain]

성년 의식의 하나로 다름아닌 '치아'를 다듬는 집단도 있다. 인도네시아 '멘타와이족(Mentawai)'이 바로 그들이다.

멘타와이족은 성인으로 여겨지는 12세의 나이부터 온 몸에 문신을 하기 시작한다. 이 '성인 문신'은 다른 여느 원시부족에서도 흔히 행해지기 때문에 놀랍지 않으나, 치아를 뾰족하게 가공한다는 점은 그리 흔치 않은 사례일 것이 틀림없다.

치아가공으로 이가 뾰족해진 멘타와이족 여성의 모습. 장난으로라도 깨물었다간 싸움날 판. [내셔널 지오그래픽 웹사이트 캡쳐]

이 부족은 고대에 '식인'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뾰족한 치아는 바로 이 풍습을 위해서 다듬어지는 것으로, 적(=식량?)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 행해졌단다. 보통 치과에서 마취까지 다 하고 나서 치료를 받을 때도 상당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인데, 이 원시 부족은 어떻게 시술(?)을 했을까? 뜨겁게 달군 바나나를 베어물고, 치아가 얼얼한 틈에 정으로 이를 다듬는다고 알려져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아플 것 같다…

 

■ 고통 감내가 곧 성인의 자격

저 성인식 다큐멘터리 보니까 나이 지긋한 아저씨도 체험하다가 광광 울더라… [Maxpixel / CC0 Public Domain]

왜 고대에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곧 성인의 자격인 것처럼 여겨졌을까? 이 부족 역시 극도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성인으로 인정해줬다고 한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유튜브 영상 캡쳐]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의 '사테레 마웨(Satere-mawe)' 부족은 성인 의식에 '총알 개미'를 활용한다. 그리고 이 개미는 이름대로 '총에 맞은 것 만큼' 아픈 통증을 선사하는 흉악한 곤충이다. 독성 곤충의 독이 주는 고통을 나타내는 '슈미트 고통 지수(Schmidt Sting Pain Index)'라는 게 있는데, 총알개미는 이 지수에서 최고위인 4+를 차지하고 있다. 고통에 대한 묘사는 "발꿈치를 녹슨 못으로 찌르며 불에 지지는 것과 같다"고. 아무튼 그만큼 물리면 엄청나게 아프다는 뜻이다!

'총알 개미 장갑'을 건네는 이의 표정이 엄숙한 건지, 겁에 질린 건지 알 수 없다. [유튜브 영상 캡쳐]

이 총알 개미를 성인식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 사테레 마웨 부족의 특이한 성인식은 이미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다룬 바 있기에 영상을 토대로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내가 춤을 추는 건지, 춤이 나를 추는 건지… 옆에 아저씨는 해맑게 웃고 있어서 핵 얄밉. [유튜브 영상 캡쳐]

우선, 자연산 마취제로 기절시킨 총알 개미를 포획하고 주머니에 넣는다. 불쌍한 희생자(성인식 대상자)가 거기에 손을 넣으면, 안에 있던 총알 개미들이 그 사람의 손을 문다. 이 과정을 20여 회 동안 반복하면서 소리내지 않고 참으며 춤을 춘다면, 부족의 성인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일명 '총알 개미 장갑'을 거치는 게 설명만으론 쉬워보일지 모르지만, 영상 속에서 장갑을 끼고 춤 추는 사람들의 눈에는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보인다…

 

■ 가족이 맞아주는 채찍질

채찍은 사람을 죽일 만큼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고통을 참는 행위 뿐 아니라 가족, 친척 등이 고통을 대신 받음으로써 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방식의 성인식도 존재한다. 아직까지 현대 문물이 들어서지 못한 오지에서 주로 이러한 성인식이 치러진다.

여성의 등에 남은 것도 채찍에 의한 상처다. [데일리메일 웹사이트 캡쳐]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남쪽에 거주하는 '하마르(Hamar)' 부족에선 소년의 성인식때 채찍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미 성인식을 치른 다른 성인 남성이, 성인식 대상자인 소년의 가족이나 친척 여성에게 채찍질을 하는 것이다. 이때 채찍을 맞는 여성들은 축하의 의미로 그것을 더 많이, 더 강하게 맞으려 노력한다. 당연히 피가 튀고, 상처가 난다. 하지만 소년을 향한 자신의 애정을 드러낸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비명을 지를 수도 없다.

여성들은 이 채찍질로 생긴 흉터를 영광의 상처로 여긴다고 한다. [데일리 메일 캡쳐]

이렇게 여성들에게 생겨난 상처는 훗날 소년에게 일종의 보험증서처럼 작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내가 이렇게 맞으면서 너를 축복해줬는데"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때문에 성인이 된 소년은 이렇게 상처입은 여성의 청을 거절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소년은 '소 등 타기' 도 해야하는데, 떨어지지 않고 소들을 뛰어넘는 의식이다. 이것을 실패할 경우 평생 놀림거리가 된다고.

 

■ 성인식이란 이름의 악습

이런 가혹하고 보고 있기 괴로운 성년 의식도 문화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때문에 그들이 지켜온 전통을 '미개하다'거나 '야만스럽다'고 비하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또, 부족 구성원들이나 성년 의식 대상자 스스로가 이 행위를 명예로운 일이라 받아들인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아프리카 국가 일부에는 아직까지 할례가 남아있어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Photo by DFID on Flickr]

하지만 성인식 치고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생명의 위험까지 겪게 되는 가혹한 의식도 많다. 특히 '할례'를 성인식의 과정으로 여기는 문화권의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앞서 소개한 '하마르' 부족의 소년들도 할례를 해야 한다.

특히 비교적 위생적인 환경이라해도 신체 특성상 더 위험한 '여성 할례'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는 풍습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프리카의 많은 집단(부족)에서 여성 할례를 성인식의 과정으로 행하고 있단다.

아프리카 대륙 내 할례가 남아있는 나라들은 의외로 많다고 알려져있다. [Wikimedia / UNICEF 2013]

성인식이란, 성인의 자격을 시험함과 동시에 이를 축복하는 의식이어야하는 것이 아닐까? 여성 할례의 이유에는 여러가지 설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유력한 설 중 하나는 이 행위를 통해 여성의 성적 만족감을 감퇴시키고, 이로 인해 '일부 다처제'를 유지시키기 위함이라는 얘기가 전해진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성인식은 결코 자격 확인도, 축복의 의미라고도 보기 힘들 듯 싶다.

 

■ '어른의 책임'이 주는 무게감

어떤 행동이 '합법적으로 허용된다'는 건, 사실 그로 인한 책임도 자신에게 있다는 뜻이겠다. [Photo by Kim Strømstad on Flickr]

이런 성인식들 외에도, 세계 각국의 전통 성인식 풍습은 다양한 방식으로 성인이라면 알아야 할, 지녀야 할 미덕을 시험하고 일깨워주는 의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개중에는 '어린 청소년에게 좀 가혹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혹한 성인식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가야할 환경에서는 그런 가혹함쯤 이겨내야만 하는 일일지 모르므로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체로키부족의 성인식은 출처가 불명확한 '썰'에 불과하기에 소개해드리기가 애매하다. 하지만 나름 교훈을 주는 썰이니 한 번쯤 찾아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Wikimedia]

반대로, '체로키 부족의 성인식'이라 알려진 것처럼 우리들에게도 교훈을 줄 수 있다거나, 자연과의 교감이나 기도 등으로 퍽 낭만적인 의식을 치루는 경우도 많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제 갓 20세가 되는 여러분에게는 다행일 노릇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이 됐다고 어딘가에서 뛰어내릴 필요도, 신체를 훼손할 필요도, 맹수를 사냥해올 필요도 없으니까. 아마 그런 과정이 필수적인 사회라면 어른이 되길 포기하는 게 맘 편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여러분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특히 자신의 행동이나 발언 등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막중하게 다가올 것이 틀림없겠다. 더 이상 '어려서'라는 보호장치도 안 통한다.

충고 하나 하자면, 새벽 2시 이후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마시길. 그게 무슨 일이건 간에. [Photo by Melissa Askew on Unsplash]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곧, 법적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고난 후엔 여러분을 속박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와졌단 사실 때문에 하루 하루가 신나고 즐거울 지도 모른다.

반대로 막상 겪어보니 별거 없는 것만 같아 실망스러울수도 있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어차피 돌이킬 수 없으리란 점이다. 때문에 하루 하루를 소중히 여기기도 해보고, 또한 무의미한 나날들로 허무함을 느껴보기도 하시길 바란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겪어보시란 얘기다.

엿같은 일도, 엿처럼 끈적하고 달달한 일도 많을 거다. 교양공감팀이 늘 응원하겠다! [Wikimedia]

그리고 마지막으로, 축하드린다. 여러분의 즐겁고도 힘겹고, 행복하고도 슬픈 나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생각보다 엿같지만, 또 엿만큼 달콤한 일도 종종 있으니까 너무 걱정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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