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캐스팅 보트 역할에도 '견제 책임' 다하지 못해...예산안, 잘못된 합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감신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4대 개혁과제’와 ‘튼튼한 3지대’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 4일 성사된 2018년도 예산안에서 국민의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전날 최대 쟁점인 공무원 증원 규모를 9475명으로 합의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했다. 이번 규모는 앞서 국민의당이 제시했던 9000명과 매우 유사한 규모로 캐스팅 보트인 국민의당이 역할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승민 대표는 야당인 국민의당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고, 잘못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유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리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전날 합의된 예산안에 대해 "특히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으면서도 잘못된 합의안에 서명한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잘못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의 가장 큰 잘못은 공무원 증원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표는 "공무원 증원 9475명은 전원 국가직이며 지방직은 없다"며 "그간 공무원 증원 근거로 이야기했던 소방직, 사회복지 공무원은 전부 지방직이었는데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여론을 호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국민의당이 합의한 공무원 증원은 정부가 줄곧 주장해 왔던 ‘열악한 환경의 현장 공무원’ 증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17일 새벽 강원도 강릉에서 정자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일어난 붕괴로 인해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방직인 소방공무원의 인력과 장비 등은 열악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일자리 안정 자금의 합의도 문제라고 일갈했다. 최저임금 지원액 3조원을 국민 세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앞서 바른정당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책연대협의 중인 국민의당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합의 결과는 달랐고, 유 대표의 비판으로 이어지게 됐다.

안철수 대표는 양당체제 혁파 튼튼한 3지대를 강조하며 바른정당과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다소간 불협화음도 들리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