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당은 야당행세하는 위장야당”...모든 당과 갈등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감신문] 2018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예산안에 찬성한 국민의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한국당은 여소야대 국회에서 다른 야당을 규합해 여당을 쉽게 견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음에도 다른 여당과 갈등을 자초하는 중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6일 여의도 당사에서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야당 행세를 하지만 사실상 여당과 똑같은 생각으로 민주당에 협력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위장야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야당인 척하면서 뒷거래로 지역 예산을 챙기고 난 뒤 막판에 가서는 여당과 같은 편이 돼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며 “지난번 대법원장 인준안을 시킬 때도 그랬다”고 비난했다.

홍 대표의 발언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크게 여의치 않은 반응을 내놓았다. 안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위나 장과 같은 소화계통이 아닌 중추신경계에 해당하는 중추야당”이라며 반박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초 이번 예산안 의결은 국민의당이 캐스트보드로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의석수만 보면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16석, 국민의당 39석, 바른정당 11석, 정의당 6석으로 명백한 여소야대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민의당을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민주당은 우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했지만, 한국당은 예산안 전면 반대를 선포하고 보이콧에 치중했다. 

중도정치·새정치를 목표로 하는 국민의당은 반대를 위해 예산안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 보다, 국민의 의견과 당정·야당의 절충점에서 찬성하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한국당은 국회의 모든 정당과 갈등을 자초하는 형국이 됐다. 민주당과는 대대로 반대노선을 걸어왔고, 개혁보수를 추구하는 바른정당과는 두 차례 탈당사태를 거치면서 등을 돌렸다. 실제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유승민 대표가 당선될 당시 형식적인 접견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현재 바른정당과 중도통합을 할 것인지, 보수대통합에 기여할 것인지, 혹은 기존 노선을 유지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은 국민의당을 설득하기보다 비판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앞서 5일 홍 대표는 인적혁신을 통해 새로운 인재를 대거 영입해 한국당을 개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보아 다른 당과 협력보다는 당 내부 안정화 및 개선에 총력을 다할 가능성도 있으나, 외연확장에 배치되는 이번 행동은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을 두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지만, 한국당은 두 당과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밖에 홍 대표는 2차 탈당으로 바른정당이 혼란스러울 때 더는 남은 바른정당 의원들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과 제1야당을 제외한 정당들이 중도·보수를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당은 보수대통합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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