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큰 비 오지 않으면 2~3개월밖에 못 버텨...울산은 비 한 방울 안 내려

[공감신문] 일부 남부지방의 가뭄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1월 울산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영농철이 아니라 피해가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 가뭄이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 대응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울산 상작마을의 논, 가뭄으로 바싹 말라붙어 여기저기 갈라져 있다.

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기상청에 따르면 울산의 11월 강수량은 0mm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엔 47.1mm, 평년 41.1mm를 고려하면 꽤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남 창원, 진주, 통영, 거창 등 10여개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의 강수량은 0.5mm로 평년 평균의 42.4mm를 훨씬 밑도는 수치였다. 전남과 전북 역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11월 강수량이 1.4mm를 기록했다.

누적강수량을 이용해 가뭄 정도를 나타내는 표준강수지수(SPI)를 확인한 결과 11월 21일 현재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9곳이 ‘심한 가뭄’, 나머지 3곳은 ‘보통 가뭄’ 상태였다.

경남 김해‧밀양‧양산‧산청은 ‘보통 가뭄’ 나머지 14개 시‧군은 ‘약한 가뭄’이었다. 경북 경주는 ‘심한 가뭄’, 포항‧경산‧청도‧성주‧울릉은 ‘보통 가뭄’, 김천‧영천‧군위‧고령‧칠곡은 ‘약한 가뭄’을 겪고 있었다.

제때 물을 먹어 자란 상품성이 있는 단감(왼쪽), 가뭄에 시달려 크기가 3분의 1로 줄어든 작은 감(오른쪽).

김준성 전남 영광군수에 따르면 현재 영광군은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앞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고작 2~3개월에 불과하다.

이에 영광군이 운영하는 실내수영장은 오는 10일부터 일요일,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이 수영장은 월 2300t, 하루 90t가량의 물을 사용하고, 일주일 중 월요일만 휴장했으나 가뭄이 이어지자 주 2회 연장을 결정했다.

현재 완도 넙도, 보길도, 충도 등 3개 섬은 생활용수 부족으로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고, 심각한 가뭄에 댐도 말라가고 있다. 

전남 주요 댐 저수율은 주암댐 31.3%, 장흥댐 25.6%, 평림댐 33.4%, 수어댐 63.1% 등으로 도내 평균 41.6%에 그쳤다.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저수지 중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져 바닥이 드러낸 곳도 있었다.

극심한 가뭄에 모내기용 물을 공급하고 있는 모습.

경남의 주요 댐 저수율도 평년을 밑돌았다. 남강댐 저수율은 34%(평년 41%), 밀양댐 31%(평년 62%), 합천댐 39%(평년 54%)로 확인됐다.

7일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3394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지난해(70.0%)와 평년(75.0%)에 못 미치는 68.0%를 기록했다. 

강원과 충북, 충남은 평년 이상의 저수율을 보였으나 전남(55.0%), 경남(59.0%), 전북(62.0%)은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저수지를 포함하면 저수율은 더 떨어졌다.

농어촌공사는 평균 저수율 50~60%의 전남과 경남을 ‘경계 단계’로 60~70%인 전북은 ‘주의 단계’로 보고 있다.

농업용 관정(우물) 등을 이용하는 밭작물의 물 부족은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다가올 영농철을 앞두고 농가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경남도는 국비와 지방비 90억원을 투입해 관정개발 33곳, 양수장 20곳, 송수관로 54km 설치 등 용수 확보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저수지 71곳에는 233만4000t의 물을 양수해 내년 봄 영농철에 대비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쩍 갈라진 하동군 금성면 농경지.

전남도 역시 농업 분야 가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총 414억원을 투자해 804개 지구에서 저수지 준설, 소규모 수계연결, 관정개발 중이다. 영광 염산, 완도 보길‧넙도 등 섬 지역은 급수난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22억원을 들여 용수 확보 사업을 진행한다.

수자원공사와 농어촌공사는 장성군 평림댐~수양제 비상 연결공사를 마무리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평림댐 저수량이 부족해지면 수로를 통해 수양제 저수지 물을 하루 최대 1만t 끌어와 사용할 수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저수지 준설 등 공사를 일찍 마무리하고, 저수율이 낮은 저수지는 물 채우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가뭄은 그나마 예측이 가능한 만큼 지역별 세부 대책을 마련하고 도민에게도 물 절약 실천을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지방이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고육책으로 농민들의 한숨이 줄어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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