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시위 참가 여성 실명에 분노해 공항 점거...中 중앙정부, 공항 점거 비난

시위 참가자 실명에 분노해 공항을 점거한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대 / AFP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홍콩 시민들의 범죄인 중국 송환법 반대 시위로 중단됐던 홍콩 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이 13일 오전 일찍 재개됐다. 홍콩 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것은 개항 95년 만에 처음이다.

AFP통신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현지시간) 공항 대변인이 “공항이 탑승 수속을 재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항은 이날 운항 일정을 재조정할 것이며 각 항공편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웹사이트 등을 통해 최신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수천 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공항 터미널에서 연좌시위를 벌이자 공항 측은 폐쇄 조처에 나서 출국 수속 등을 전면 중단했다.

홍콩 공항 당국은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한 12일(현지시간) 오후부터 13일 230건이 넘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항공 당국은 ‘노탐’(NOTAM, Notice To Aimen) 공지를 통해 12일 오후 30분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국제공항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가, 운행 재개 시간을 13일 오전 6시로 변경했다. 

12일 밤, '취소' 안내로 가득한 홍콩 국제공항 안내판 / AFP

노탐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당국이 조종사 등 항공 종사자에 보내는 일종의 통지문으로, 국제적인 항공 고정통신망을 통해 전문 형태로 전파된다. 

시위대의 이동으로 공항 인근의 도로 교통도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송환법 반대 시위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홍콩 국제공항서 시위를 벌였다. 

공항 시위는 당초 예정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경찰이 쏜 고무탄 또는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분노해 공항으로 향했다. 

이 여성은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실명했다고 일부 홍콩 언론은 전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대 / 로이터

일부 시위대는 붕대로 머리를 감싸 한쪽 눈을 가린 채 점거에 참여함으로써 경찰의 강경진압에 항의를 표시하고 부상한 시위 참가자에 동조를 나타냈다. 

손팻말과 붕대는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죽인다” 등 당국의 과도한 물리력 사용을 비판하는 문구가 쓰였다. 

이후 연좌 농성을 벌이며 공항을 점거했던 시위대 5000여명은 소수를 남기고 대부분 자진 해산했다. 

한편, 전날 중국 중앙정부는 시위대의 공항 점거를 비난하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12일 성명에서 “세계 어느 곳도 이러한 극악무도 하고 극단적인 잔혹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러한 테러리스트 행위를 용납한다면 홍콩은 바닥없는 심연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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