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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은퇴, 젖은 낙엽, 그리고 인생의 2막은퇴 후 찾아오는 중년의 위기 극복하기...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젖은 낙엽 증후군'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된 것은 꽤나 오래 전의 일이다. 이 말은 주로 '은퇴 남편 증후군' 등의 다른 표현으로 사용된다.

사실 '은퇴 증후군'은 장년기에 접어든 이들이 직장생활에서 물러나면서 겪는 역할의 변화 등으로 인해 우울감, 무기력증 등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그렇다면 은퇴 '남편' 증후군이란 뭘까?

차가운 바닥에 찰싹 달라붙은 낙엽처럼, 아내 곁에 붙어있는 은퇴 후 남편을 '젖은 낙엽족' 등으로 부른다고 한다. [Photo by Dominic Alves on Flickr]

아마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듯 젖은 낙엽 증후군에서 '젖은 낙엽'은, 은퇴 후 아내에게 '찰싹' 달라붙어있는 남편들을 빗댄 말이다. 젖은 낙엽은 흔히 '껌딱지'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착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또한, 떼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성가신 무언가를 표현할 때도 사용된다. 그렇다는 건, 아내들에게 있어서 은퇴한 남편은 귀찮고 성가신 존재라는 의미일까?

※ 이번 포스트에서는 특별히 남편을 직장 은퇴자로, 아내를 가정주부로 표현했으나 이것은 은퇴를 앞둔 5060세대들에게 보편적인 역할 구분일 뿐, 실제로 모든 가정에서 아내가 육아와 가사노동을 전담하거나 남편이 노동을 통해 가정부양을 하길 권장하는 것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 은퇴한 남편들의 씁씁한 초상

속상하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이제서야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너무 들러붙는단다. 자식도, 아내도 '각자의 삶'이 있다며 그들을 떼어내려 한다. 그것이 속상하고 서글프다.

가족들의 슈퍼맨이었던 아버지들. 그들의 생애 중반부의 대부분은 '가족들을 위한 처절한 버티기'였을 것이다. [Photo by Steven Van Loy on Unsplash]

은퇴한 남편들, 그들에게도 한땐 삶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다름 아닌 '가족을 위하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 거고, 정신없이 일했을 거다. 그리고 그 대가를 한 달에 한 번씩 집으로 가져다 바쳤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을 '돈 벌어다 주는 기계'라 비웃기도 했을지 모르지만, 그들에겐 상관없었다. 오직 자녀의 웃는 얼굴, 기뻐하는 아내 얼굴만 보면 세상 다른 무엇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것이 곧 그들의 삶이었으니까.

"집에 있으면 괜히 눈치가 보인다"면서 정처없이 밖을 맴도는 은퇴 중년들도 많다. [Max Pixel / CC0 Public Domain]

하지만 이제는 텅 빈 집에 나 홀로 앉아있게 됐다. 자녀들이 장성한 것은 기쁘고 대견하지만, 함께 할 시간 없이 너무 빨리 커버린 것이 한편으론 서글프다. 아이들은 이제 '아빠'라고 부르며 조막손을 내밀기보다, '아버지'라 부르며 머쓱해하다 자리를 뜬다.

그리고 그런 자녀들이 장성했기에, 고생만 하고 살았던 사랑하는 아내도 이제 가사와 육아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축하할 일이지만, 정말 너무 고생 많았다고 토닥여주고 싶지만 그럴 틈이 없다. 이제 아내는 '비로소' 얻은 자유를 만끽하기 바쁘니까. 그래서 혼자가 된다. TV 리모컨만 손에 든 채로.

■ 은퇴자들, 그리고 그 반려자들

몇 년 전 OECD에서는 한국인 남녀 기대수명을 평균 80세라고 밝혔다. 몇 년 전의 자료이니, 최근의 기대수명은 늘었으면 늘었지 줄진 않았을 터다. 또, 고용노동부는 한국인 평균 퇴직 연령을 53세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는데, 은퇴 연령은 큰 변함이 없다.

평균 수명, 기대 수명은 모두 늘어가는데 은퇴 연령은 크게 늦춰지지 않고 있다. [Pixabay / CC0 Public Domain]

거기에 더불어, 대부분 은퇴 정년까지 일하는 비율은 10%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우리가 직장에서 돌아와 가족들, 특히 반려자와 함께 여생을 보낼 시간은 점차 길어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직장생활에서의 은퇴로 인해 닥친 변화는 상당히 급작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제활동 인구라는 역할을 상실하면서 위축감, 우울감, 의욕 저하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직장 내 지위가 높았거나, 경력이 긴 이들일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터다.

중장년세대들 중에는 지금처럼 맞벌이를 하기보다 남편이 생계부양, 아내가 가사부담 등 역할을 나누는 부부들이 많았다. [Photo by Tina Franklin on Flickr]

반대로 은퇴자의 반려자들, 대체로 5~60대 아내들 역시 갑작스러운 변화에 난처하고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제서야 아이들 뒷바라지도 끝났고, 그간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이제서야 느껴볼 법한 시간이 주어졌다. 그런데 이 절묘한 타이밍에 은퇴한 남편은 집에선 뭐 하나 혼자서 하질 못한다.

이해는 한다. 이 사람(은퇴한 남편)이 얼마나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왔으면, 할 줄 아는 요리가 고작 라면 뿐일까. 직장에선 허겁지겁 대충 허기만 때웠을 터라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일일히 챙기기란 쉽지 않다. 남편이 가족을 위해 그 오랫동안 수고하고, 희생한 것은 알지만, 아내 역시 못지 않게 수고하고, 희생했다. 그래서, 그 끝에 얻은 자유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 자유를 누리는 데 남편은 방해가 된다.

삼시세끼 집에서 먹는다고 '삼식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닌다고 '바둑이'란다. 하지만 매 끼니 꼬박꼬박 챙겨주는 것도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SBS 동상이몽 방송 장면]

은퇴한 남편을 둔 아내들 사이에는 세 끼니를 모두 집에서 챙겨 먹는 남편을 '삼식이'라고 한단다. 심지어 그런 삼식이들 중에는 집안일도 마음 놓고 맡기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동안 모든 집안일은 고스란히 떠맡아왔으니까. 아니면 '바둑이'라고, 강아지처럼 아내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남편들을 칭하는 말도 있다. 그래서, 여태 수십 년 동안 고생한 건 알지만 은근하게 바란다. "그럼 다른 일자리는 언제부터 알아 볼 거야?"하고.

대부분의 은퇴 남편들은 사회생활 경력이 길어지면서 인간관계가 좁아지게 된다. 요즘은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조금 덜한 것도 같지만, 친구들과 소통하기 쉽지 않았던 몇 년 전에는 정말 말 그대로 '집'과 '회사' 밖에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과연, 부부 중 남편만 고생했을까? 반대로, 아내만 힘들었을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건 모두가 똑같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반대로, 은퇴 남편을 둔 장년 여성들은 자녀의 성장에 따라 양육, 교육에 대한 부담도 조금 덜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외부와의 교류 등 사교활동을 늦게나마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차이점들 때문에, 아내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바보 같은 남편을 귀찮게 여기게 될 수 있고, 반대로 남편은 '그동안 치열하게 고생했는데 이제는 혼자가 되는' 상황을 씁쓸해하고,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다.

■ 그래서 택하는 졸혼, 그것만이 답일까?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남편, 또는 아내와 그 반려자의 이해 충돌은 심각한 문제다. 서로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고,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엔 황혼이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서로 할 도리를 다 마쳤다"면서 '졸혼'을 택하는 부부도 있다. 드라마나 예능 등 TV프로그램 등에서만 볼 것 같은 현상이지만 의외로 많은 중년 부부들이 이를 트렌드처럼 따르면서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졸혼 부부가 종종 보이고 있다.

엄마는 언제부터 엄마였길래, 머리가 희끗해질 때까지 ○○엄마, ○○아내로 불려야 하는 걸까? 엄마의 꿈은 뭘까? 또, 아빠가 '막중한 책임감'이란 짐을 덜어내고 난 뒤에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아빠니까' 참고, '가족을 위해' 버티기를 그만두고 나면 스스로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어보고 싶을까? 어쩌면 많은 이들이 졸혼을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자기 자신의 원래 모습을 찾기 위해서.

졸혼이라는 개념에 부정적인 견해도 물론 존재하며, 결정에 앞서 상호간의 원활한 의견 조율은 반드시 필요하다. [KBS 살림하는 남자들 방송 장면]

졸혼에서 부부가 '가정 부양과 육아'라는 책임을 벗어던지고, 각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은 좋을 수 있겠으나, 이에 대한 문제점 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준비되지 않은 채, 어느 한 쪽만이 졸혼을 원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고, '남겨졌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또한 당초의 '가족 구성원으로 지닌 역할은 외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졸혼은 이혼과 다를 바 없다. 자유라는 달콤함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은 무시하겠다는 무책임한 졸혼 선택은 누구에게도 행복감과 만족감을 줄 수 없다.

'부부란 절대 갈라설 수 없는 관계'란 것도 다 옛말, 시대의 흐름에 따라 결혼관도 변화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졸혼이라는 트렌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교양공감팀도 아직까지 무엇이 옳고 그르냐에 대해 얘기하긴 어렵다. 다만, 일정한 나이가 되면 무조건적으로 졸혼을 주장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논의하고 조건을 협의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겠다.

■ 퇴직 후, 낙엽(落葉) 아닌 락엽(樂獵)이 되자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자)'들이 50대 중반, 60대 등에 접어들면서 직장생활에서 은퇴하는 시대가 왔다. 치열하게 살아왔을 그들은 은퇴 후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또, 뭔가를 즐기기도 바쁘게 살아왔을 그들은 어떤 취미생활을 통해 즐거움을 찾게 될까?

지난 달 6일, 통계청은 베이비붐 세대의 여가생활 중 'TV시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TV시청을 취미활동으로 한다고 답변한 이들은 무려 59.3%에 달한다. 또한, 단순히 '휴식'이라 응답한 이들은 38.8%로 나타났다. 반면에 '창작', '취미활동'이라 답변한 이들은 2.7%에 불과했다.

한때 슈퍼맨, 원더우먼이었던 부모세대가 매일 TV 앞에만 앉아있는 것을 보는 건 자녀에게도 마음이 불편한 일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이런 실태와 달리, 노후에 여가·취미생활을 하고싶다는 응답은 4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은퇴 이후에 여가나 취미생활을 하고는 싶으나, 마땅히 매달릴 것이 없으니 TV를 보거나 휴식을 취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물론 TV시청도 충분한 휴식, 취미생활이 될 수 있겠으나 다소 소극적인 활동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또, 신체적인 활동량이 줄어드는 나이이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TV만 보는 것보다는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아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터다.

은퇴 이후에는 스스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나서야 한다.

사실 본격적인 취미생활을 즐기기엔 젊은 나이보다 중장년의 나이가 비교적 여유롭다고 할 수 있다. 신체적 에너지는 다소 떨어졌을 수 있으나, 경제적인 여유는 한결 나아지는 시기이니까. 때문에 젊은 시절 '카메라'에 관심 많았던 이들은 사진 촬영을,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악기 연주 등을 배워볼 수도 있다. 이런 취미들은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소위 '장비'에 대한 가격부담 때문에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시기에는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진촬영이란 취미는 '출사' 등을 통한 바깥활동도 유도할 수 있어 건강에도 도움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또, 중장년층은 '노후 건강' 역시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이를 위해 활동적인 취미로 건강을 챙겨볼 수도 있겠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등산, 유산소운동이 되는 자전거 등도 중장년 은퇴자들에게는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

중장년층 은퇴자들은 이밖에 많은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심지어 커피나 원예 등 취미로 배우기 시작해서 제2의 삶, 제2의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

은퇴 후, 아득히 남은 생의 앞날에 놓인 무수한 시간들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오히려 그 시간들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도전해보자. 이때 은퇴한 자신 뿐 아니라 반려자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는 것도 가족관계를 돈독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터다.

■ '중년', 이제 절반을 왔을 뿐

한때 삶과도 같았던 직장생활, 가사노동 등이 끝나고 나면 많은 것들이 변하게 마련이다. 그 변화는 때로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들기까지 하다. 그토록 푸릇하고 젊었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수도 있고, 자신의 '쓸모'가 다했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설령 직장에서 은퇴했다고 한들, '이제는 너무 늙었다'는 말을 하기엔 남은 날들이 창창하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하지만 요즘 흔히 '100세 시대'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실제 기대수명이 100세에 달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조금씩 '100세 시대'가 실현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50, 60대의 은퇴자들도 '고작' 절반을 살아온 것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만큼, 또 다른 시간이 주어지는 거다.

단, 이번에 다시 주어진 '인생 2막'은 그동안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보다 알차고, 보다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단락의 시작이다. [public domain pictures / CC0 Public Domain]

또, 은퇴 남편들은 '젖은 낙엽'이라는 속상하고 씁쓸한 이름을 떨쳐내기 위해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자. "그동안 모르고 살아왔으니까"에 이어질 뒷말은 "앞으로는 직접 시도해봐야지!"가 되어야겠다. 은퇴 남편들과 마찬가지로, 아내도 이제서야 책임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때가 왔다. 그런데도 아내에게만 의지하려는 것은 그리 올바른 태도라 볼 수 없겠다. 우리가 은퇴했듯, 아내들도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축복해주자.

아내 역시 마찬가지. 여러분 못지않게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오직 '가족'을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한 채 생업 전선에서 싸워온 남편들이 은퇴한 후 위로와 안식을 바라는 건 그리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그러니 '찰거머리'처럼 들러붙는다며 귀찮아하지 말고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해보자.

교양공감팀은 우리의 모든 가정이 행복함과 즐거움만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부부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다정한 한 마디를 건네어보시길 권장한다. 그리고 앞으로 여러분에게 남은 날을 보다 화목하고, 건강하고, 자유롭게 보내시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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