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홈쇼핑 등 대기업에 수억원대 뇌물·기재부 부당압박 예산배정 등 혐의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 수억 원대 금품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달 25일 오전 영장이 기각된 직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공감신문] 롯데·GS 홈쇼핑으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성 금액을 제공하게 하고, 기획재정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2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e스포츠협회에 배정해 검찰에 재소환된 전병헌 전 정무수석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이 재청구됐다.

8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형법상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전병헌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 롯데 홈쇼핑으로부터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낸 바 있는 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을 지원하도록 했다. 2013년에는 GS 홈쇼핑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기부받았다.

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700만원이 넘는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받아 가족들과 함께 사용하고 롯데 소유의 고급 리조트에서 수백만원 어치 수박을 무료로 이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재승인 과정에서 뒤를 봐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기재부에 압력을 행사해, e스포츠협회에 예산 20억원을 편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초 기재부가 전 전 수석의 요구를 거부하자 직접 간부급 인사와 통화해 예산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에 소환된 기재부 예산실장은 “전화를 받고 압력을 느껴 무리하게 e스포츠협회에 배당될 예산을 증액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국회 비서관을 지낸 김 모 씨 등과 공모해 협회 자금 5억여원을 자금세탁해 유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씨는 이미 구속됐으며 전 전 수석 역시 혐의를 총체적으로 봤을 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을 거듭 강조해왔다.

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법원이 ‘피의자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해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뽑은 칼을 거두지 않고, 지난 5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11시간에 달하는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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