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로 다이어트' 본격화...을지로·퇴계로, 6차로서 4차로로 축소

[공감신문] 서울 도심 속 주요 도로의 차로는 줄어들고 보행자를 위한 공간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오는 2018년 을지로, 퇴계로, 세종대로 등 총 6.45km에 달하는 구간의 차로 수 및 폭을 줄여 보행공간을 확보하는 이른바 ‘도로 다이어트’ 계획과 이에 따른 교통 대책을 수립한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는 퇴계로 2∼5가를 양방향 6차로에서 4차로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을지로, 퇴계로, 세종대로 등이 위치한 한양도성 안 서울 도심은 지난 3월 ‘녹색교통진흥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서울시는 자동차 운행 제한 등 강력한 교통수요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시에 따르면 차로 축소는 도심으로 유입되는 차량 수를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대책 중 하나로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걷기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시는 퇴계로 2가와 5가 사이 양방향 차로를 기존 6차로에서 4차로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차로 숫자나 폭을 줄여 보행공간을 확보한다는 것.

명동·남대문시장이 위치한 퇴계로는 항시 많은 방문객들과 물건을 실어나르기 위해 길가에 주·정차된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시는 혼잡한 퇴계로의 도로 여건을 개선해 관광객을 비롯한 보행자가 찾기 편한 곳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을지로 역시 서울시청에서 동대문역사공원에 이르는 3.7km 구간을 기존 6차로에서 4차로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를 위해 내년 중 퇴계로·을지로 도로공간재편을 위한 기본·실시설계를 한 뒤 2019년 공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공간을 재편해 지금보다 넓은 보행공간이 마련되면 사람이 모이고, 지역상권·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대로도 차로 축소 방안이 검토된다. 시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서울역에 이르는 1.55km 구간에 대해 기존 10차로에서 8차로로 축소하는 내용의 기본 방침을 세웠으나 현재 광화문광장을 재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광장 재편안에 따라 세종대로 축소 방안이 변경될 수 있다.

을지로 3.7km 구간도 6차로에서 4차로 축소를 검토한다.

'걷기 좋은 서울' 조성과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대의를 앞세우고 있는 서울시의 이같은 도로 다이어트 방안은 논의과정에서부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많은 정체가 이뤄지고 있는 도로들이라 차로를 축소할 경우 통행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화물차들이 뒤얽히면서 혼잡이 극심해 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행자 공간을 넓힌다고 해도 보도를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상가들의 무단 적치물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시는 무조건적인 차로 축소를 시행하기보다 교통 상황과 주민·상인 의견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계획이 충분히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차로 축소에 따른 교통 대책 수립도 필요하다. 차로를 줄이면 차량 속도가 느려지는 게 분명한만큼 차량 우회를 유도하는 등 차로 축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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