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통증 날씨 탓으로 돌리지만 맑은 날은 연결하지 않아

연구를 진행한 제너 교수는 “사람들은 비가 오면 통증을 날씨 탓으로 돌리지만, 맑은 날 통증이 있으면 아예 날씨와 연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비가 오려나, 무릎이 쑤시다. 어제 허리가 아프더니 비가 오려고 그랬나 보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나 만성 관절통이 있는 사람들은 궂은 날씨에 유독 팔다리, 허리, 무릎 등 관절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말한다. 또 비가 오기 전에 몸이 먼저 쑤신다고 말하기도 한다.

궂은 날씨로 습도가 높아질 경우 몸 속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 점도가 묽어지거나 알레르기성 신경전달물질 히스타민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바로는 ‘비나 눈 자체가 아니라 흐린 날엔 기압이 낮아져 관절 주변 조직이 부풀어 올라 통증이 심해진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성 통증의 환자 중 3분의 2가 궂은 날씨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날씨와 관절 통증과의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의대 아누팜 제너 교수팀이 날씨와 관절 통증의 관계가 사실인지, 노인들의 근거 없는 생각인지를 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제너 교수팀은 연구결과, “날씨는 관절 통증의 원인이 아니다”고 결론지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제너 교수팀이 기존에 발표됐던 날씨와 관절 통증 간 상관관계를 연구를 살펴본 결과 둘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연구는 대부분 소규모 연구로 진행됐었다. 

이에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대규모 자료)를 이용한 통계적 분석으로 진행됐다. 2008~2012년까지의 미국 건강보험 데이터를 이용해 중년 이상 나이 든 외래환자의 진료 기록을 살펴봤다.

또 국립 해양대기국(NOAA) 데이터에서 환자 주소지의 날씨를 확인, 대조해 비가 온 당일, 또는 여러 날 비가 오다 그친 뒤 등 궂은 날씨와 관련 있는 시기에 관절 통증 때문에 의원을 찾은 환자 수와 맑을 때 병원을 찾은 환자 수를 비교했다.

외래 진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조정하고 비교한 결과,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결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성 통증의 환자 중 3분의 2가 궂은 날씨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에 연구팀은 ‘관절 통증과 날씨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제너 교수는 “사람들은 비가 오면 통증을 날씨 탓으로 돌리지만, 맑은 날 통증이 있으면 아예 날씨와 연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날씨는 관절 통증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궂은 날 통증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라 덧붙였다. 인간의 뇌는 정형화된 양식을 찾아내는 데 능숙하고, 흔히 이에 바탕해 형성된 믿음들은 예언이나 생각대로 이뤄지는 특성인 자기충족성이 비가 오면 무릎이 아플 것으로 예상하면 실제로 아프게 느껴진다는 거다.

하지만 날씨와 관절 통증 간 상관관계를 둘러싼 설들은 이번 논문만으로도 결정짓기에는 어렵다. 제너 교수의 연구결과에도 여러 허점과 한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진료 기록만으로는 관절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의 수준이나 다른 질환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데다 날이 궂은 날 환자가 평소 처방받아 놓은 약을 먹거나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 복용하는 등 자가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에 날씨와 관절 통증 간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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