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TV 등 사업 부문 57조원에 인수…심슨·X맨·데드풀 등 확보로 업계 지각변동 예고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사의 영화·TV·스트리밍 등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테크크런치 웹사이트 캡쳐]

[공감신문] 지난 달 21세기 폭스가 자사의 사업 부문 일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이후,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 통신회사 버라이즌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가운데 21세기 폭스는 결국 '콘텐츠의 제왕'을 꿈꾸는 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의 손에 떨어졌다. 

디즈니의 21세기 폭스 사업 부문 인수는 이전부터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지난 5일 미국 CNBC 등은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사에 '빅 딜'을 제안했으며, 이들의 협상이 크게 진척됐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후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P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양사의 협상이 공식적으로 합의됐으며, 21세기 폭스는 자사의 영화 및 TV사업 부문을 디즈니에 524억 달러(약 57조1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국내외 네티즌들은 연달아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인수하는 모습을 '인피니티 스톤'을 수집하는 캐릭터 '타노스'에 빗대 표현하고 있다. [know your meme 캡쳐]

디즈니는 그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와 '스타워즈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루카스 필름', 그리고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들로 각광받는 '마블 스튜디오' 등을 집어삼켜왔다.

이번 계약으로 디즈니는 영화 아바타, X맨 시리즈, 판타스틱4, 데드풀 등 인기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해온 21세기 폭스의 영화사와 콘텐츠들을 얻게 됐다. 마블 스튜디오의 경우, 원작 코믹스 속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크로스 오버로 등장했지만 영화에서는 판권 등의 문제로 이러한 조합이 쉽지 않았다. 이번 인수로 인해 '어벤져스 vs X맨' 등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또 20세기폭스 텔레비전, FX 프로덕션, 폭스 21 등 방송사와 TV프로그램 제작사, 케이블 채널 등도 디즈니 소유가 됐으며, 이로 인해 '심슨 가족' 등 유명 브랜드도 디즈니로 거처를 옮기게 됐다. 

이번 인수로 디즈니 소유가 된 훌루는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과 견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크런치 웹사이트 캡쳐]

이렇게 디즈니는 이번 21세기 폭스 인수를 통해 미디어 업계 '캐릭터의 제왕'에 등극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OTT인 '훌루'와 유럽의 위성방송 '스카이'의 최대 지분과 인도의 거대 미디어 그룹 '스타 인디아'도 인수하게 됐다. 다수의 언론들은 디즈니가 이번에 훌루를 인수한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디즈니가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합병하면서 모은 콘텐츠, 채널, 캐릭터 등을 토대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보유 중인 '넷플릭스'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이날 "디즈니와 폭스의 빅 딜은 영화계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업계도 뒤흔드는 일"이라면서 "디즈니는 특히 훌루 지분을 인수해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하려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훌루는 지난 2007년 출범 이후 올해까지 가입자 3200만명(이 마케터 추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넷플릭스(1억2800만명)과 아마존 프라임비디오(8530만명) 등과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에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넷플릭스도 제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디즈니가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수년 안에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 넷플릭스 같은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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