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가계와 기업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이 1년 새 8조원 이상 늘어 또 한 번 50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 기조와 은행 대출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이 50조92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9.8%(8조2733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저축은행 대출이 50조원 턱을 넘어선 것은 2011년 12월(50조2376억원) 이후 5년 10개월만이다. 

저축은행 대출은 2010년 5월 65조7541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듬해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계기로 꾸준히 감소해 2014년 6월에는 27조5698억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후 증가세로 다시 돌아서면서 지난해 7월 40조원(40조785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50조원까지 넘어선 것이다.

증가 속도도 이전보다 빨라졌다. 2015년 1분기만 하더라도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같은 해 4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3개월간은 20%대의 증가율을 내리 기록했다. 

이처럼 저축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2014년 이후 저금리,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외 타 금융기관의 대출 규모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에 더해 지난해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풍선효과’마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가계대출을 조이긴 했지만, 이에 대응한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로 영업 전략을 수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수요를 늘린 것이 저축은행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저축은행 대출은 일반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높고, 차주의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만큼 향후 금리 인상기에 부실화가 우려된다.

금융 전문가들은 “정부가 1금융권 대출을 조이다 보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라며 “2금융권 기업대출의 경우 대부분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금융권 부채증가세를 안정화 시키려면 주택 가격 급등 지역에 대한 맞춤형 부동산 정책과 함께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