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에 대해 지속적인 치료 및 보호·관리 할 수 있는 근거규정 마련 필요”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연이어 발생하는 정신질환자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적극·지속적 관리 등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3시 30분 광주 북구 두암동에서 한 정신질환자가 6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팔에 4㎝가량 상처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길을 걷던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특수상해)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었으며, 최근 정신과 약물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에는 경찰관 폭행 등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가 풀려난 지 반나절 만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 출입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욕설을 하며 약 10분 간 영업을 방해한 B씨는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을 발로 걷어차고, 순찰차 안에서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렸다.

기초 조사만 받고 풀려난 B씨는 같은 날 오전 8시 40분에 알몸으로 아파트단지를 활보하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또 다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양극성 장애로 치료받은 경력이 있는 B씨를 재범 우려가 크다고 판단, 병원에 응급 입원시켰다고 밝혔다.

연이어 발생하는 정신질환자의 범죄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관리 부재로 인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또는 상태가 악화돼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신질환자에 대한 적극·지속적 관리 등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진주 방화·흉기 난동 피의자 안인득

앞서, 지난 4월에 발생한 ‘진주 방화·살인 사건’의 가해자는 과거 5년간 68차례 조현병 진료를 받은 적이 있고, 다수의 정신병력적 폭력성향으로 형사사법기관에 체포된 경력이 있는 정신질환자로 나타났다.

지난 6월 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신질환범죄 방지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입법공청회’에 참석한 안성훈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법무사법개혁연구실 연구위원은 “진주 방화·살인 사건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정신장애자 범죄에 대한 대응을 적절히 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정신장애범죄자는 초범보다 9범 이상의 비중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이러한 증가현상이 계속 나타나는 것은 정신장애 범죄자의 재범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범요인으로는 정신장애범죄자가 퇴원한 이후 직면하는 사회적·경제적 요인과 지속적으로 치료되지 못해 재발하는 정신질환 등이다.

안성훈 연구위원은 “현행 치료감호제도는 피치료감호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다양한 처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재범방지와 그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퇴소자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안성훈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법무사법개혁연구실 연구위원 / 김대환 기자

전문가들은 3년간의 보호관찰 이후에도 치료적 처우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대상자의 경우 해당 처분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치료감호소 출소자에 대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및 보호·관리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종언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정신건강 모니터링단 위원은 20일 이메일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언론의 왜곡된 보도는 모든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는 편견과 사회적 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종언 위원은 “일반 국민들은 조현병과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를 언론 보도로부터 얻는다”며 “정신질환을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할 경우 정신질환=조현병=폭행=살인 등 부정적 프레임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범죄통계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이 저지른 범죄률은 전체 범죄율의 0.5%에 불과하다. 정신질환 환자는 가해자이기보다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정신질환 환자의 범죄라 하더라도 이는 개인의 범죄로만 다뤄져야 한다. 언론에서는 정신병력을 강조하거나 추측성으로 '정신질환 범죄'로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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