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국면 맞은 상황에서 단합 모드...홍 대표-이 전 대통령, 한 목소리로 현 정부 비판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감신문]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과거에 별로 잘해주지도 않았는데 만날 생각이 없다. 새롭게 출발할 때에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자신의 발언과 달리 홍준표 대표는 3일 신년인사차 이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을 찾았다. 홍 대표가 과거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의 BBK 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여당의 대표 역임, 이 전 대통령의 대학 후배라는 점에서 이번 예방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과 관련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욱 집중됐다. 예상과 달리 의혹에 대한 별다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홍 대표와 이 전 대통령은 한 목소리로 현 정권인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홍 대표는 UAE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이 UAE 의혹에 관해 물어볼 텐데 그것을 물어보려면 살짝 만나지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하겠나"라며 "머리 아파서 듣고 싶지 않다"며 먼저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통령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는 매우 자존심이 강하고 다른 나라에도 영향력이 강한 사람"이라며 "UAE는 주변국에도 영향력이 강하다"고만 언급했다. 이상의 UAE 의혹과 관련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정국 등의 현안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정국 상황과 관련해 "어렵다 어렵다 해도 지금처럼 위중한 때가 없었다"며 " 외교·안보와 경제 등 모든 사회환경이 제일 어려울 때 야당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는 국가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며 "개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내용에 있어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더불어 "야당이 강하게 하려면 정부의 긍정적인 측면도 이야기해야지 부정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면 협력이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긍정적인 측면이 하나 있다. 쇼는 기가 막히게 한다. 그러나 진실이 담기지 않아 쇼는 그뿐"이라며 "실체가 없어서 '쇼통'을 하는 데에도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조언에 답했다.

이밖에도 삼성동 사무실에서 홍 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게 "형님, 올해 편안하게 잘 보내시라"고 인사를 하고,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 참석한 당직자들에게 "홍 대표 모시고 잘하라"며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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