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의장 "결코 소수의견 아냐, 노조 선거서 민주동지회 소속 위원장 당선이 방증"

황창규 KT 회장(가운데 오른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가운데 왼쪽)

[공감신문] 황창규 KT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와 조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황 회장에 대한 사내 불만도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 회장에 대한 의혹을 소수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치부하던 KT 홍보실 관계자의 주장과는 대치되는 부분이다.

지난해부터 황 회장에 대한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검찰과 경찰, 고용노동청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황 회장이 받고 있는 의혹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정치자금 제공 ▲국정농단 당시 미르·K스포츠 재단에 불법자금 수십억원 출연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뇌물 사건(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연루 ▲부당노동행위 등이다.

이미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KT 홍보실은 의혹에 대해 KT민주동지회(제1노조 임의단체)와 KT 새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소수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KT민주동지회와 KT 새노조는 황 회장에 대한 의혹을 공개하며, 검찰의 공정한 수사, 황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박철우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

취재한 바에 따르면 KT민주동지회 박철우 의장의 주장은 달랐다. 이미 KT 내부에서도 황 회장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이다.

KT 홍보실이 민주동지회와 새노조 측의 주장을 소수의견으로 치부하는 이유는 인원수다. KT 전체 노조원 1만8000명 중 민주동지회는 약200명 정도며, 새노조는 30명이다.

인원으로만 보면 KT 홍보실의 주장이 타당해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KT 노조 12개 지부 중 가장 많은 노조원이 속해 있는 본사지방지부(4100명)에서는 민주동지회 소속의 후보가 위원장에 당선됐다.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황창규 KT 회장 퇴진, 검경 수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박철우 의장은 해당결과가 황 회장에 대한 사내 불만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껏 감춰져 있던 조합원들의 ‘황 회장, 반대’라는 입장이, 이번 선거를 통해 터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본사 지부가 KT의 중심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동지회가 운영하는 익명게시판만 봐도, 조합원들의 의견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박 의장은 덧붙였다.

박철우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이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KT노조의 게시판인 ‘나도 한마디’는 실명으로 운영된다. 이곳에서 사측의 입장과 대비되는 주장을 하면 바로 연락을 받아, 그곳에서는 조합원의 의견을 제대로 개진할 수 없다. 때문에 민주동지회는 익명게시판을 만들게 됐고, 이곳에 직원들의 황 회장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의장은 황 회장의 노조선거 불법개입 의혹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노동청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황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현옥 전무가 조사를 마쳤으며, 다른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까지 끝나면 황 회장도 곧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

KT 홍보실은 민주동지회와 새노조의 의혹 제기가 터무니없다는 주장을 내놨었지만, 실상은 다른 듯하다. 

거듭 KT 민주화-정상화를 외치고 있는 박 의장은 정치권에서도 이번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의혹의 범위가 점차 좁혀지는 형국이다. 그의 주장대로 정치권이 응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