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광 노출되면 지방세포 줄어들고 분해 활발해져, 아직 다양한 추가연구 필요”

추운 겨울철일수록 하루 20~30분의 야외활동이 권장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일조량이 적은 겨울철에는 하루에 20~30분씩 일부러라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얘기다. 햇볕을 쬐게 되면 비타민D의 체내흡수를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우울증이나 수면장애에도 개선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중 약 37%는 하루 30분도 햇볕을 쬐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야외활동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의 한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결과를 보게 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햇볕을 쬐러 나서게 될지도 모르겠다. 

온라인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따르면 캐나다 앨버타대학의 피터 라이트 교수팀은 피부 진피층 바로 밑에 있는 지방, 즉 피하지방이 청색광에 노출되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약학자이자 앨버타대학의 당뇨연구소장인 라이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당초 소아(1형) 당뇨 환자 치료법 개발의 일환으로 지방세포를 생체공학적 방법으로 조작해 광선에 반응해 인슐린을 생산하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분화시킨 지방조직들을 청색광에 노출시킨 결과, 지질 세포의 크기가 작아진 데다 지질분해비율도 높아졌다. 지방조직에서는 청색광 민감성 생체신호 경로도 발견됐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청색광은 맑은 날 사람들이 햇볕을 쬘 때 받는 수준이었다. 

청색광에 지방조직을 노출시킨 결과, 세포크기가 줄어들고 지질분해도 활발해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또 지방조직 호르몬인 렙틴과 아디포넥틴의 분비량도 증가했다. 렙틴은 체내대사 증진과 식욕 억제를 통해 체중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아디포넥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비만과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햇빛 중 파장이 가장 짧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인 자외선은 비타민D 합성에 관여하고 피부를 그을리게 하거나 지나치면 시력을 해치기도 하지만, 이보다 파장이 긴 가시광선인 청색광은 피하지방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트 교수는 “태양의 청색광이 피부를 통과해 피하지방세포에까지 도달하면 지질 알갱이의 크기를 줄이고 세포 밖으로 배출하도록 돕는다”며 “인체세포들은 그만큼 지방을 저장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에게도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 등 청색광을 내는 기기를 사용하면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이는 눈을 통해 들어오는 청색광이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잠을 깨우기 때문인데, 피부 지방조직도 마찬가지로 말초부위의 생체시계 역할을 하며 청색광에 노출되면 지방조직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리하게 햇볕이나 청색광을 쬐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고 라이트 교수는 경고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 때문에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 겨울철엔 지방 연소량이 조절돼 살이 찌기 쉬운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다만, 현재 완벽하게 입증된 사실은 아니기 때문에 체중감량을 위해 무리하게 햇볕이나 청색광을 쬐는 것은 안전하지도 않고 권고할 만한 것도 아니라고 라이트 교수는 경고했다. 

아직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피하지방 세포 분해 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얼마만큼의 강도로 청색광을 쫴야 하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발견으로 피하지방세포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해주고 향후 빛을 이용한 비만·당뇨 예방과 치료 개발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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