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국내 개인 거주자들이 보유한 외화예금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며 실수요가 증가한 영향과 함께 재테크의 일환으로 달러화를 사들이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국내 거주하는 개인들이 보유한 외화예금이 전월대비 8억7000만 달러 증가한 160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전체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전월대비 26억2000만 달러 증가한 830억3000만 달러로 집계된 가운데, 이중 개인의 외화예금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19.4%에 달하는 것이다. 이 같은 비중은 한국은행이 2012년 6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6개월 이상 한국에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기업 등이 국내 은행이나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에 맡긴 예금을 가리킨다. 

2015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거주자 외화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했지만, 2015년 말부터 점차 확대되면서 지난해 6월 말에는 18.9%까지 치솟았다. 이후 17~18%대를 오가다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19%대를 돌파했다.

개인 외화예금 규모 자체도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외화예금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 예금에서 개인의 ‘약진’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에서 개인이 차지한 비중은 18.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개인 달러화 예금 역시 131억9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개인의 외화예금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투자를 위해 달러화를 사들이는 개인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원화 예·적금이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감에 따라 적당한 투자처를 찾던 개인들이 외환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 역시 달러화 수요를 끌어당겨 개인 외화예금을 증가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은 이외에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 달러, 유로, 엔화 등에 대한 실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달 외화예금 가운데 달러화예금과 엔화예금은 각각 26억5000만 달러, 2억2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유로화예금은 3억3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외화보유액은 총 3893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