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및 바깥 활동 자제하는 시민 늘어, 마스크 60개 사둔 시민도 있어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병원과 약국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감신문] 17일 현재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또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오전엔 강원, 충청지역까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병원과 약국 등이 북새통을 이뤘다.

수도권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지 사흘째다.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아예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아침에 집을 나섰더니 동네가 뿌옇게 변해서 안 하던 기침도 하게 되더라”며 “마스크를 쓰긴 했는데, 걸을 때마다 안경에 김이 서려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미세먼지로 기침이나 가래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자 이비인후과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인해 목이 칼칼한 증세가 심해졌다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기침과 가래로 고생하는 환자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평소 찾던 알러지 환자들도 코가 간지럽고 기침이 심해졌다는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에 마스크를 60개 사둔 시민도 있었다. 이 시민은 “개당 530원 하는 마스크를 60개, 한 달 치를 사뒀다. 마스크 없는 세상에 살고싶다”고 언급했다. 

시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 환기 방법, 마스크 정보 등 미세먼지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우리 몸의 미세먼지 축적량은 평균 대기 농도뿐 아니라 노출시간, 외부 활동 강도 등 다양한 외부조건에 비례한다. 이에 장시간 외부 활동이 계획됐다면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고양과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 병사들은 보급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은 자율이라 미세먼지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병사들도 많았으나 전날부터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의정부에 사는 한 주부는 딸이 평소에 버스를 타고 통학하지만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덜 마시게 하려고 차에 태워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책하는 시민으로 붐비던 의정부 중랑천 인근도 이날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미세먼지의 안전지대인 줄만 알았던 강원도도 뿌연 공기를 피해가진 못했다. 춘천, 원주 등 강원 영서 지역은 동쪽이 태백산맥으로 가로막힌데다 분지인 탓에 오염물질의 정체현상으로 이날 오전엔 미세먼지 농도가 수도권과 비슷했다.

충북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후 시내 중심가의 인적이 크게 줄었다.

청주의 번화가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여성은 “미세먼지 때문에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평소의 절반으로 줄었다”며 “외출하는 사람이 없으니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청주의 약국 관계자는 “이유 없이 기침을 해 약국을 찾는 사람이 꽤 많다”며 “기침약을 처방받는 사람과 황사마스크를 비롯한 각종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의 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그대로 축적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기상당국은 오는 18일에도 수도권·충청권·호남권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세먼지를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마스크 착용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잘못된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없다.

올바르게 마스크를 착용하기 위해선 고정 심이 있는 부분을 위쪽으로 향하게 하며, 코와 입을 완전히 덮을 수 있도록 마스크를 밀착시키고 고정 심을 양손으로 눌러 코에 밀착시킨다.

착용한 마스크는 1~2일 정도만 사용하며, 마스크가 손상되면 폐기하고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예방에는 일반 마스크보다는 포장지에 ‘의약외품’, ‘황사용 마스크’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마크가 붙어있는 마스크가 미세먼지 입자를 걸러준다. 

미세먼지는 기도를 자극해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것으로 예보되더라도 갑자기 높아질 수 있으므로 평소 반드시 마스크를 휴대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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