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요금제 할인 시행 이후 '저렴한 요금' 메리트 잃어, '성장 둔화' 올해도 계속될 듯

알뜰폰 업계가 이통3사로 고객을 뺏기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감신문] 작년 한 해 동안 알뜰폰에서 이동통신3사로 넘어간 고객이 64만명에 달한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동통신사로 이탈한 고객이 전년 대비 21%나 증가한 63만 8435명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빠져나간 고객은 21% 가량 줄어든 71만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알뜰폰 가입자들의 이탈율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뜰폰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7만132명으로 조사됐다.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고객이 반대 고객보다 불과 7만명 많다는 뜻이다. 이는 전년도 37만4577명의 5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통3사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중저가폰 판매를 확대하는 등 알뜰폰 업계를 견제해왔다. 또한 작년 9월 25% 요금 할인 시행 이후에는 양 업계간 요금 가격차도 상당 폭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2011년 첫 등장한 알뜰폰은 이통3사의 요금제 대비 30~40% 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이통3사 측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중저가폰 판매 확대를 통해 이를 견제했으며, 그 결과 3년 전부터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고객은 2014년 105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5년에는 87만명으로, 2016년에는 90만명으로, 작년에는 71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간 고객의 경우 2014년 18만명에서 2015년 39만명으로 2배 가량 늘었으며 2016년에는 53만명, 작년에는 64만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한 순증 규모도 2014년 86만명에서 2015년 48만명, 2016년 37만명에 이어 작년에는 7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 단위: 명]

현재까지의 번호이동 흐름을 살펴보면 올해 처음으로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이탈한 고객이 유입 고객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는 7월 처음으로 월별 이탈자가 유입 고객을 추월하면서 번호이동 순감이 나타났으며, 9월부터는 5개월째 순감 현상이 이어져왔다. 작년 9월~12월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849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순감은 지난 9월 15일 시행된 25% 요금할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꼽힌다. 이통3사의 요금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올라가면서, 알뜰폰과의 요금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원가에 해당하는 도매대가 인하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알뜰폰의 요금 경쟁력은 보다 위축될 전망이다. 

정부는 알뜰폰 취급 우체국 수를 대폭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가입자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25% 요금할인 시행 후 가입자 이탈이 더욱 심해졌다"면서, "회원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요금 전략과 프로모션을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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