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때,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두고 세계적인 관심이 한반도로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한을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가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개방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통일부는 17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남북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이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이동하는 안을 우리 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서해선 육로는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되던 경의선 육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측이 제시한 대로 북한 대표단이 이 도로를 이용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면,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이후 2년 만에 다시 이 육로가 열리는 것이 된다. 

북측은 앞서 지난 15일 실무접촉 당시 판문점을 통해 예술단이 이동하게 하는 방안에 대해 제시했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이용된 경의선을 복원하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불과 이틀 만에 북측이 이동경로를 바꿔 제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의선 도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경제활동에 주로 사용됐다. 2015년 이 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9만9518대로, 그 인원은 12만9804명에 달한다. 10여년 전인 2007년 10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도로를 이용해 북한을 방문,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하차해 도보로 분계선을 넘으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경의선 육로뿐만 아니라 동해선 육로도 다시 개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동해선 육로는 북한의 원산 지역과 금강산으로 향하는 길로,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사실상 이용이 중단된 남북 연결로다.

남북 양측은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에 관한 입장을 교환했는데, 이에 따라 동해선 육로 개방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해선 육로는 그간 이산가족 상봉 등의 행사를 위해 간간이 이용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개방이 된다 하더라도 일회적 연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남북한의 교류 인프라가 오랜만에 제 기능을 찾고 재개되는 점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들 도로가 정상적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금강산 관광재개와 개성공단의 재가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남북을 잇는 도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군사적인 협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북한 대표단의 경의선육로를 이용한 방남이나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등이 성사된다면 군사당국회담도 조만간 개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