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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갑과 을의 눈으로 바라본 ‘2018년 최저임금 7530원’최저임금 인상 타격, 대립보다는 상생으로

[공감신문 시사공감] 올해부터 753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연일 뜨거운 화젯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TV고 온라인이고 할 것 없이 다수의 매체가 최저임금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날마다 새로운 보도를 내놓을 정도다. 아직 적용된 지 18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지난해 7월 15일,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에서 제시한 7530원으로 정해졌다.

국민들의 반응도 여러 가지 갈래로 나뉘고 있다. 이러다가 자영업자 다 죽는다는 소상공인들의 앓는 소리부터, 아직도 멀었다는 근로자들의 한숨까지. 여기저기서 “내 얘기 좀 들어달라” 곡소리를 내는 형편인지라 아직까지는 누구에게도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닌 듯 보인다.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던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의 열기는 도무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 이처럼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을 두고 혹자는 2018년 버전 ‘갑을전쟁’이라 칭하기도 한다. 단순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올 여파에 대한 전망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오늘 시사공감에서는 갑과 을의 입장 모두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서 오늘 시사공감 포스트에서는 최저임금 7530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목소리를 하나하나 들어보고자 한다. 이 시간만큼은 각자 갑과 을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심이 어떨까.

■ 462.5원에서 7530원이 되기까지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해, 사용자로 하여금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은 모두 최저임금제 적용대상에 오른다.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제가 최초로 시행된 것은 1988년으로, 당시 최저임금은 462.5원이었다. (지금이라면 껌 한 통도 살 수 없는 돈이다.) 이후 최저임금은 매년 작게는 2%대에서 크게는 18%대의 인상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해왔다. 단순히 최저임금만 놓고 본다면 최초 시행 30년 만에 무려 1528배나 증가한 것이 된다.

88올림픽으로 전국이 뜨거웠던 이때, 최저임금제가 최초로 시행됐다. [국가기록원]

전년대비 가장 크게 최저임금이 뛰어오른 것은 최저임금 시행 3년째인 1991년으로, 18.8% 인상해 820원으로 확정됐다. 이어 인상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것은 16.6% 올라 1865원이었던 2001년이며 세 번째가 바로 16.4% 상승한 2018년, 올해다.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이후 이처럼 두 자릿수의 인상율을 기록한 것은 30년 동안 총 9번으로,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더구나 올해 이전 마지막으로 인상율이 두 자릿수였던 해는 12.3%였던 2007년으로, 벌써 11년 전의 일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최저임금이 가장 높게 뛴 것은 2008년이다. 당시 인상율은 8.3%였다. 이후 2010년 한 해를 제외하면 최저임금은 꾸준히 5~8%대의 상승선을 유지했다. 이 점을 고려해본다면 올해 인상율이 너무 가파르다며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율이 가장 낮았던 해는 외환위기가 몰아쳤던 1999년이다. [국가기록원]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최저임금이 가장 좁은 폭으로 상승한 때는 언제일 것 같으신지?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외환위기가 몰아닥쳤던 1999년과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이다. 이 두 해는 모두 2.7%대의 인상율을 남긴 해로 기록됐다.

■ 갑과 을의 줄다리기

사장님들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 甲이 말했다

최근 언론보도가 과열양상을 띠고 있긴 하지만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주들에게, 특히 영세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 753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된 월급은 지급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피해는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가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인해 경비원 전원을 해고하겠다는 안내문을 걸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저소득·지방 출신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대학 행복 기숙사’ 22곳 중 15곳이 올해 기숙사비를 3% 올렸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소상공인 의견 청취 및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를 위해 민생 현장을 방문했다.

소규모 영업장을 운영하는 영세사업자들의 곡소리는 더하다.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304명의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79.3%가 올해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응답율은 특히 서민 자영업자가 많은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대책을 내놨다. 근로자 1인당 13만 원의 지원금을 고용주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소상공인들의 경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종전 9%에서 5%로 인하했지만 당분간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들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다.

◈ 乙이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을’의 입장인 근로자에게도 고민거리다. 이제 겨우 한 시간 일해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임금이 올랐는데 막상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열어야 할 시점에서 벌써부터 우는 소리를 하느냐는 근로자들의 원성은 최저임금 지급을 기피하는 고용주로 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당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 받은 이들은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13.6%에 달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서도 전체 임금근로자 1692만7000명 가운데 266만4000명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최저임금 미만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특히 청소년·노인·여성·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최저임금만큼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어차피 최저임금대로 주지도 않을 거면서”라는 근로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불만을 표하기 전에 제대로 지켜달라는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29일부터 3월 말까지 두 달에 걸친 최저임금 위반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최저임금 ‘꼼수’에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에서다. 이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되거나 상여금 감축, 휴게시간을 활용한 근무시간 단축, 부당 수습기간 등의 편법·불법 사례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 세계의 최저임금

세계 곳곳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최저임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최저임금을 올려 내수 진작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과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 오히려 일자리 축소와 경기침체를 부른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때문에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누구든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최저임금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7.25달러(약 7720원)로 동결돼 있다. 하지만 미국은 주 또는 주요 도시별로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 수 있어, 현재 29개 주와 워싱턴DC 등지에서는 연방정부의 기준치보다 높은 최저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18개 주가 11~15달러(약 1만1000~1만6000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특히 시애틀시는 미국에서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2015년 당시 시간당 9.47달러였던 시애틀시의 최저임금은 1년 후 13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고용이 감소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볼 수 있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내수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을 높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000엔(약 9500원)으로 올린다는 일본 정부는 현재 지역별·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최저임금은 우리 돈 8200원 수준이다.

세계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호주는 지난해부터 18.29호주달러(약 1만590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 외 한화로 따졌을 때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 원 이상인 나라는 아일랜드, 뉴질랜드, 프랑스 등이 있다.

다수의 선진국들이 최저임금을 1만 원 이상으로 정해두고 있지만, 절대치만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하지만 다수의 나라에서 최저임금에 상여금이나 숙식비 등의 현물급여를 포함한 반면, 한국에선 이를 제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치만을 놓고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업종·직종·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타 선진국에 비해 최저임금 수준이 낮은 것도 사실이지만, 현행 최저임금제에 영세사업자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누구나 ‘잘 먹고 잘 사는’ 세상

최저임금 1만원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돼 왔다.

지난해 5월 치러졌던 대선에서 당시 5명의 후보들 모두 주요 공약으로 ‘최저임금 1만 원’을 내건 바 있다. 후보별로 시행방안에 있어서는 다소의 차이를 보이긴 했지만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좌우에 이견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이 말 그대로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화 돼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진 것 역시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례적으로 높은 인상율에 충격이 가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사실 역시 받아들여야 하는 점이겠다.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긴 하지만, 결국 최저임금 이슈의 본질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고용주와 근로자 간의 대립각이 유난히 날카로운 것 역시 그만큼 삶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일 테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가기 위해 상생이 필요한 때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앞으로도 최저임금 인상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테면 카드수수료나 건물 임대료, 가맹점 로열티 등의 문제해결 같은 것 말이다.

또 고용주와 근로자들은 서로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간다면, 누구나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대립하지 않고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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