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싣지 않고 출발한 여객기 10편 넘어, 누락 수하물 오전 중 최종 목적지로 전달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수하물처리 과정 문제로 여객기가 짐을 싣지 않고 출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감신문]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18일 공식 개장했다. 제2터미널이 개장한 지 하루도 안 돼 총 1000여개의 수하물을 빠뜨린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대한항공과 이용객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9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떠나 오후 11시 15분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대한항공 KE623편에 여객 수하물 165개가 누락됐다.

이 비행기는 오후 6시 55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환승 지연의 문제로 출발이 1시간 30분이나 미뤄졌고, 수하물 처리 과정에서 승객의 짐을 싣지 않고 출발한 것이다. 

한 탑승객은 “마닐라에 도착해 1시간 이상을 기다려도 짐이 안 나오길래 수하물 분실 신고를 하러 갔는데 1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있었다”며 “짐이 분실된 것이 아니라 아예 싣지도 못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공사는 제2터미널에서 KE623편을 탑승한 여객의 수하물을 해당 탑승 게이트까지 운반한 시각은 오후 6시 17분이라 전했다. 지연 전 출발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6시 55분 전에 도착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누락된 수하물은 19일 오전 중 최종 목적지로 도착했다.

하지만 KE623편으로 연결되는 환승 여객기 일부가 누락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연 도착한 환승 수하물에 ‘문제수하물’로 분류된 것이다.

환승 수하물이 탑승 게이트 분류지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었다. 원래 출발 예정시간이 지나긴 했으나, 실제 이륙시간인 8시 30분보다 앞섰는데도 수하물 처리가 늦어져 비행기에 실리지 못했다.

공사 관계자는 “출발 예정시간을 지나 도착한 환승 수하물은 수하물처리시스템에서 문제수하물로 자동 분류해 옮겨지도록 돼 있다”며 “수하물을 운반하는 지상 조업사에서 이를 원활히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KE623편 외에 다른 항공편에서도 대규모 수하물 누락 사태가 발생한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제2여객터미널에는 필리핀 마닐라행 KE623편과 같은 날 베트남 호찌민행 KE685편에 수하물 72개, KE683에 56개에 짐이 실리지 못했다. 모두 1000여명이 수하물 누락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3편 외에도 승객들 화물을 싣지 않고 출발한 여객기는 10편이 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수하물을 항공편 별로 자동 분류·운송하는 수하물 처리시스템(BHS)은 오픈 이후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다만 환승 수하물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제2여객터미널에서 이륙하고 있다.

반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제1터미널과 다른 수하물 검색 시스템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제1터미널은 여객 수하물에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이 있을 때 체크인 카운터 옆에 설치된 엑스레이(X-ray) 검사대에서 곧바로 가방을 열어 문제가 된 물품을 처리한다. 

제2터미널은 출국장 안에서 수하물 검색 절차가 진행돼 가방에서 반입 금지 물품이 발견될 경우 승객들과 개별 접촉이 쉽지 않아 원활한 문제 해결이 어렵다.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 배터리 등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바로바로 빼내도록 조처를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출국장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까 수하물처리가 지연되고 누락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고 추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평상시 200~300개 수준이던 개장 검색대상 수하물이 어제 1600개까지 늘어나는 등 평소보다 미분류 및 개장 검색에 필요한 수하물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분류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도착이 지연된 환승 수하물을 미처 처리를 못 한 것으로 안다”도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인천공항공사는 누락된 승객들의 수하물을 오늘 오전 중으로 최종 목적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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