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추억의 명작들을 되짚어보는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명작 영화는 우리 가슴 속에 아주 끈끈하게 들러붙어 오랫동안 기억된다. 어떤 영화들은 극장에서 내려간 지 한참 뒤에도 그렇게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남는다.

많은 이들이 잊을 수 없는 명작으로 꼽는 영화 중에는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재개봉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미 한 번 봤던 영화가 다시금 극장에 걸리면, 그 영화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는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혹자는 재개봉 영화가 극장에 걸린 것을 보고 ‘이미 봤던 걸 뭐하러 또 보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겠다. 그러나 재개봉 영화는 그 나름의 인기를 끌면서 당시 작품을 못 봤던 이들, 그리고 그때의 즐거움과 감동을 다시 느끼고자하는 이들의 추억을 되새겨준다.

교양공감팀에서는 이전에 이미 '10년 전'에 개봉한 영화들을 되짚어본 적이 있다.

작년 교양공감팀에서는 ‘10년 전, 이 영화도 재개봉 해줬으면’이라는 주제로 2007년에 개봉했던 영화들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다. 최근 몇 년째 주목받는 ‘재개봉 열풍’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우리가 그때 사랑했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볼 수 있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개봉한 영화들은 또 어떨까? 10년이란 세월 동안 묵혀둔 작품들이 다시 꺼내 보기 괜찮을 만큼 잘 숙성됐다면, 20년을 기다린 끝에 재개봉하는 영화는 그보다 더 깊은 맛을 지녔을 수도 있겠다.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가보는 시간이다. [wikimedia]

오늘 교양공감팀에서는 10년 전, 그보다 더 이전인 20년 전, 1998년으로 되돌아가 본다. 말하자면, 2017년 8월 작성한 ‘10년 전, 이 영화도 재개봉해줬으면’ 포스트의 후속편인 셈이다.

IMF 외환위기 속에서 많은 이들을 울리고 웃겼던 그 해의 개봉작들을 살펴보면서, 언젠가 이 영화들도 재개봉하기를 기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여고괴담 (1998.5)

여고괴담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1998년 5월에 개봉한 ‘여고괴담’은 한국 사회에 상당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여고를 공포의 무대로 설정했다는 점과 함께 당시 교육 실태에 대한 비판이 담겨 상당한 입소문을 탔다. 특히 이른바 ‘복도 축지법’ 씬은 많은 이들에게 인상 깊게 남았는지, 여러 차례 패러디되기도 했었다.

 

■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98.9)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전쟁영화는 많은 팬 층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특히나 1998년 개봉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그 무수히 많은 전쟁영화들 중에서도 ‘교과서’격 작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면서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으며, 전쟁을 보여줌으로써 반전(反戰)을 주장한다는,  당시엔 그리 흔치 않았던 방식으로 훌륭히 그려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오마하 해변 상륙 작전의 참혹함을 생생히 묘사해 참전 유공자들로부터도 인정받은 바 있다. [네이버 영화]

영화는 제목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라이언’이라는 일병을 구하기 위한 밀러 대위 휘하의 구출팀이 겪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오마하 해변 상륙 장면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참상 묘사 등으로 아직까지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 트루먼 쇼 (1998.10)

트루먼 쇼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트루먼 쇼’ 역시 1998년 개봉했다. 트루먼 쇼는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해봤을 법 한, “나 말고 세상 모든 것들이 다 가짜라면?”이라는 상상을 다룬 영화로, 특히 코믹한 이미지가 박혀있었던 짐 캐리의 정극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트루먼 쇼를 인생영화로 꼽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네이버 영화]

후대의 명작 영화인 ‘매트릭스(1999)’, ‘인셉션(2010)’ 등과도 비교되곤 하는 이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정말 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허나 사실 이 영화는 ‘무엇에 대해 다룬 영화다’라 명확히 정의내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건 영화가 그만큼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는 뜻이겠다.

 

■ 이집트 왕자 (1998.12)

이집트 왕자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미국의 디즈니는 지금이나, 1998년 당시에나 애니메이션 명가로 취급받았었다. 디즈니 이외의 다른 제작사들은 아무래도 ‘한 수 아래’ 취급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인식을 어느 정도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 바로 드림웍스의 이 작품, ‘이집트 왕자’다.

성인이 된 뒤에 다시 보면 그 누가 람세스를 쉽게 욕할 수 있겠나 싶다.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1998년 당시만 해도 만연했던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란 편견을 걷어내기 충분할 만큼 빼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장면의 연출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 이미 재개봉된 1998년 개봉작들

상기한 작품들 이외에도 1998년에는 숱한 명작들이 속속 쏟아져 나왔다. 그 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진 모르겠지만, 여러 창작자 분들이 정말 ‘열일’들을 하셨던 듯 싶다.

빼어난 영화들이 많이 개봉됐던 만큼, 그 무수한 명작 중 손에 꼽히는 작품들은 이미 재개봉이 되기도 했다. 아쉽게도 이 작품들 중 대부분은 비교적 최근에 다시 스크린에 걸렸기에 당분간 극장에서 볼 수는 없겠다.

 

8월의 크리스마스 (1998.1)

지난 2013년 재개봉한 '8월의 크리스마스'의 새 포스터. [네이버 영화]

대한민국의 명작 로맨스 영화를 꼽을 때 늘 거론되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서서히 찾아오는 죽음의 과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남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남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시한부’ 하면 으레 떠올리는 슬픔과 비관 등의 정서를 훌훌 털어 최대한 담백하게 묘사했다. 특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랑받는 명품배우 한석규와 지금은 은퇴한 심은하의 애절한 연기가 돋보인다.

 

굿 윌 헌팅 (1998.3)

굿 윌 헌팅도 2016년 이미 재개봉된 바 있다. [네이버 영화]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천재적 재능을 지닌 젊은이 윌 헌팅(맷 데이먼)의 멘토로 등장하는 이 영화 역시 많은 사랑을 받은 명작이다. 그런 만큼 지난 2016년 ‘당신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명작’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재개봉된 바 있다.

 

타이타닉 (1998.2)

타이타닉은 지난 2012년에 이어 오는 2월 또 한 번 재개봉될 예정이다. [네이버 영화]

분명 이 작품에 대한 재개봉 요청도 꾸준히, 열화와 같이 이어졌을 것이 틀림없다. ‘명작의 재개봉’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결국 이 영화는 지난 2012년 4월 재개봉됐다.

타이타닉은 ‘영원으로 기억될 세기의 러브 스토리’라는 캐치프레이즈 그대로 지난 2012년에 이어, 올해에도 재개봉된다. 사실 워낙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인데다 인기가 많다보니 IPTV나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지만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또 감회가 다르리라.

 

■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다가오길

올해는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린 ‘20년 전 개봉작’들 외에도, 2008년 개봉 영화들이 10주년을 맞는 해다.

2009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재개봉한 영화 다크나이트도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네이버 영화]

2008년에 개봉한 명작들을 살펴보면 그 해 역시 여느 다른 해와 다를 것 없이 명작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 시기였음을 알 수 있다. 일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위상을 더욱 드높인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중 2편, ‘다크 나이트’가 2008년 개봉됐다. 또, 지금의 하정우와 김윤석을 있게 해줬다고 평가해도 과언은 아닌 ‘추격자’ 역시 같은 해에 개봉됐다.

'월-E' 역시 10주년을 맞아 재개봉이 시급한 영화 중 하나다! [네이버 영화]

마블 스튜디오를 세계 최고의 영화 프랜차이즈로 만드는 토대가 됐던 ‘아이언 맨’역시 그 해에 개봉됐으며, 귀여운 청소부 로봇 ‘월-E’도 어느덧 첫 등장을 한지 10년이 됐다.

자, 어떤가. 이만하면 올해에도 ‘개봉 10주년 기념’이란 타이틀을 달고 선보일 명작들이 많이 남아있는 편 아닐까? 부디 우리가 기억하는 이 명작들로 인해 다시 한 번 그 감동을 느껴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올해에도 우리를 울리고 웃겼던 많은 명작들이 재개봉하길 기대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새로운 영화도 좋지만, 한때 우리가 좋아했던 과거의 영화들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임이 분명하다. 계속되는 재개봉 열풍 속에 올해인 2018년에도 우리 추억 속의 소중한 몇몇 작품들이 다시금 극장에서 상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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