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정부 정책 발표와 달리 단 1대도 CNG버스로 교체되지 않아”

공회전 중인 경찰버스 앞을 지나는 시민들은 매연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지나갈 때마다 불쾌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공감신문]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정차해 있으면서 매캐한 매연을 뿜어내는 차량이 있다. 바로 경찰버스다. 광화문광장 인근과 미국대사관 앞,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공회전 중인 경찰버스 앞을 지나는 시민들은 매연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지나갈 때마다 불쾌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한 달 사이 네 차례나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상황에서 경찰버스가 미세먼지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버스는 모두 301대로 모든 차량이 심한 매연을 내뿜는 경유차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30%는 2005년 3월 이전에 출고된 노후버스다. 

통상적으로 경유차는 휘발유차보다 매연이 심하고, 오래된 연식일수록 더욱 검은 매연을 뿜어낸다. 현재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 마련된 경찰버스 850대 모두가 경유차로 구성돼 이번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더욱 심하게 하는 경유버스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6년 친환경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교체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6971대(운행 대수 기준)가 CNG버스로 운행되고 있으나, 경찰버스는 단 1대도 CNG버스로 교체되지 않았다. 

경유버스는 CNG버스보다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3배 가까이 많이 배출하고, 일산화탄소 배출량도 30배 이상 많다. 

경유버스는 CNG버스보다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3배 가까이 많이 배출하고, 일산화탄소 배출량도 30배 이상 많다.

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CNG버스는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지만 경유버스는 1km 운행 시 0.04g의 미세먼지를 뿜는다. 

도심 내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때 대부분의 경찰버스들은 공회전을 지속한다. 동계에는 히터를, 하계엔 에어컨을 가동해야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의하면 경찰버스는 배기가스가 바닥 쪽으로 배출되며, 일부 버스는 시동을 걸지 않아도 전기로 냉난방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고 있다.

경찰버스에 대한 문제점 지적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에 CNG버스 교체를 고려했으나 당장 실행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예산이다. 대당 1억원가량인 경유버스와 비교해 CNG버스는 약 20%가 비싸다. 서울 경찰버스 301대를 모두 CNG버스로 교체한다고 가정할 때 360억원이 소요된다.

또 CNG버스는 경찰들에게 필요한 여러 장비를 싣기에 역부족이다. 바닥에 설치된 연료통 때문에 장비들을 적재할 공간이 경유버스보다 부족한 것. 

도심 집회가 자주 열리는 지역인 중구, 종로구, 영등포구 등 도심은 CNG 충전소와 멀어 연료를 충전하기도 쉽지 않다. 이밖에도 시위대가 CNG버스를 훼손하거나 전복시킬 경우 폭발할 위험까지 있다. 

시위대가 CNG버스를 훼손하거나 전복시킬 경우 폭발할 위험까지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경찰에 친환경차로 교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전기차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부에 경찰버스를 전기차로 바꿔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버스를 친환경 버스로 전환하고 싶지만, 이를 검토하기에 아직 더 만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러 지자체들은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자 정책토론회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버스와 같이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요소를 제거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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