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밴쿠버 회의 참석·비핵화 등 비난...“도발자는 시체와 죽음뿐”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 15일에서 16일 열린 밴쿠버 외교장관 회담 이후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을 연달아 쏟아 냈다. 사진은 지난 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을 관찰하기 위해 열린 여맹일군들과 여맹원들의 궐기모임의 모습

[공감신문]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사전점검단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주요 매체들이 한국 정부에 연달아 높은 수위의 경고를 하고 있다.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파멸의 운명을 공약한 수치스러운 광대극’이라는 논평에서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하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은 절대로 용서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중앙통신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벌려놓은 이번 놀음은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역행하고 지역 정세를 격화하려는 용납 못 할 도발”이라며 “제2의 조선전쟁의 불집을 일으키려는 침략자와 도발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시체와 죽음 뿐”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 15일에서 16일 열린 밴쿠버 외교장관 회담 이후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을 연달아 쏟아 냈다.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회의(밴쿠버회의)에 참석한 20개국 외교장관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회의를 마친 뒤 평창동계올림픽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촬영을 했다.

북한이 이같이 격화된 어조로 한국 정부 비난에 나선 이유는 지난 15일과 16일, 미국이 주최한 밴쿠버 외교장관 회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담은 6.25전쟁 당시 우방국이던 국가들의 외교장관들이 참석해, 한반도 안보 현안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결과 참석 국가들은 북한을 핵·미사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기로 했다.

북한은 회담 이후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이용해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전쟁에 가담한 나라들 비롯해 20개 나라와 조선전쟁 참전국 외무상 회의라는 전쟁 모의판을 벌려놓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지난 2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고의적인 도발 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을 싣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신문은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나타난 정세 흐름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그에 제동을 걸고 반공화국 압살 야망을 실현하려고 발광하고 있다”며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을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다음 날인 22일 1면에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적들이 10년, 100년을 제재하더라도 위대한 당의 영도가 있고 믿음직한 과학자 대군이 있기에 두려울 것도, 점령 못 할 요새도 없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남북대화 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 뒤에서 북한은 각종 매체를 이용해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사진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는 모습

당초 정부는 3월에 예정된 ‘독수리 연습’과 ‘키리졸브연습’ 등 한미연합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후에 실시하는 것으로 미국과 이견을 조율했다. 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성사하고 서해군사통신선을 복구하고 추후에 있을 각종 고위 회담을 준비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노력에도 북한이 강경한 발언을 연달아 쏟아내고 있는 만큼, 정부는 평창 올림픽 성료와 한반도 안보 정세 안정화를 위해 북한과 신중한 이견 조율을 해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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