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가족 연결 위한 페이스북, 사회적 반향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어"

페이스북 고위 임원이 2016년 미국 대선 러시아 개입 의혹 등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에 대해 뼈아픈 자기 비판을 내놨다. 사진은 해당 사건으로 인해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변호인단이 출석한 청문회 모습. [cnet 캡쳐]

[공감신문]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로 꼽히는 페이스북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악용됐다는 혐의 등과 관련해 자성의 메시지를 내놨다. 

페이스북의 사미드 차크라바티 시민참여 담당 프로덕트 매니저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나쁜 행위자들이 우리 플랫폼을 얼마나 악용했는지를 인식하는 데 매우 느렸다"고 인정하면서 "소셜미디어는 최상의 경우 우리 자신을 표현하고 행동하도록 만들어주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페이스북은 원래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전례가 없는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에너지를 쏟아 부으면서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결코 기대하지 않았던 사회적 반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그간 뉴스피드 페이지 내에서 가짜뉴스나 오보, 선정적인 보도 등으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차크라바티는 또한 게시글을 통해 "긍정적 요소가 부정적인 것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간 페이스북은 수 개월 간의 내부 조사와 학계 보고서 등을 통해 페이스북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사람들을 나쁜 상황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자사 고위 임원이 이처럼 혹독한 자기 비판을 한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다.

최근 페이스북은 임원과 외부 전문가들에게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어려운 질문들(Hard Questions)'이라는 시리즈를 마련했고, 이번에 작성된 차크라바티의 게시물도 그 일환 중 하나다. 

해당 소식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는 "페이스북 임원들에 의해 작성되는 새로운 블로그 게시물들은 페이스북이 미국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자평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올해 신년 목표로 '페이스북 바로잡기'를 내세웠다. [테크크런치 캡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올해 신년 과제로 '페이스북 바로잡기(Fix Facebook)'을 내건 바 있다. 선정적인 기사나 오보, 사회적 분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뉴스피드 게시물 노출 기사 및 매체 선정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도 이날 "페이스북과 구글의 플랫폼은 수익성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야비한 뉴스 소스를 대중화했다"고 비판하면서 "최근 이들 회사들이 문제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치료법의 한 걸음이라고 볼 수 있지만, 두 회사가 지금까지 제시한 치료 방법은 상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언론의 입장에서나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담긴 성명을 냈다. 

그는 "케이블 회사들이 채널에 지불하는 것처럼 페이스북도 언론사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