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뇌 사용하지 않을수록 언어기억·단기기억 등 저하 속도는 빨라져"

영국에서 은퇴 이후 기억력 등 뇌 인지기능이 빠른 속도로 저하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은퇴한 뒤 기억력 등 뇌 인지기능이 급속도로 저하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킹스 칼리지 런던(KCL) 연구팀은 화이트홀-2 연구(Whitehall-2 Study)에 참가하고 있는 은퇴 공무원 3400명을 대상으로 은퇴와 뇌 인지기능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은퇴 공무원들의 은퇴 전부터 은퇴 후에 이르기까지 30년에 걸친 언어기억(verbal memory), 단기기억, 언어 유창성(verbal fluency) 등 여러 형태의 기억력을 테스트했다.

연구팀은 은퇴 전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했어도 은퇴 후 인지기능 저하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pexels/cc0 license]

테스트 결과 은퇴를 하고 난 뒤 언어기억과 단기기억 저하 속도가 평균 38% 가량 빨라지는 것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특히 머리를 더 많이 쓸 것으로 여겨지는 고위직 공무원들도 은퇴한 이후 인지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고 밝혔다. 

또 해당 연구 결과가 은퇴 전에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했어도 이것이 은퇴 후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맨체스터 경영대학원의 캐리 쿠퍼 조직심리학 교수는 이것이 '뇌는 쓰지 않으면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언어기억이란 단어나 문장, 이야기 등 언어적 재료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은퇴 이후 단어나 문장, 이야기 등 언어적 재료에 대한 기억을 뜻하는 '언어기억'과 단기기억 저하 속도가 평균 38% 가량 빨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단기기억은 '방금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등 일상생활에서 행해진 일들을 기억하는 것으로, 이러한 단기기억의 상실은 노인성치매의 첫 신호가 되기도 한다. 

언어 유창성 테스트는 가령 동물 이름, 'ㄱ'자로 시작되는 단어 등을 정해진 시간(60초) 안에 열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테스트는 장기 기억력과 기억 인출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다. 

해당 연구결과는 유럽 역학 저널(Europian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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