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는 외출 삼가고, 추운곳서 이상행동시 '저체온증' 의심해야

갑작스러운 한파로 23일 여의도 한강공원에 얼음이 얼어있는 모습.

[공감신문] 23일 오후 9시를 기해 서울·인천(옹진군 제외)·경기 24개 지역을 비롯한 수도권, 충청, 강원, 세종 일대에 한파경보가 예비 발령됐다. 

한파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다음날인 24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기습 한파는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한파가 찾아오면 건강에도 평소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저체온증, 동상 등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체온이 내려가면 인체의 장기들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심장의 경우 심박출량과 혈압이 떨어지고, 악성 부정맥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추위로 인해 기관지 내 분비물이 증가하는 반면 폐기능은 떨어져 폐렴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기온이 추울 때는 외부로 드러나는 신체 부위에 동상이나 동창 등 동절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장한다.

겨울철에는 몸 내부의 온도보다 외부 온도가 훨씬 낮기에 혈관을 도는 혈액이 적다. 따라서 말초혈관이 쉽게 수축되기도 한다. 보통 심장에서 멀고 혈관이 가늘면서 추위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신체 부위는 머리와 손, 발 등이다. 

머리의 경우, 차가운 공기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순간적으로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이 발생할 우려도 매우 높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도만 떨어져도 심근경색 발생률이 2%포인트씩 증가한다. 

이에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우려되는 이들은 외출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혈당,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부신피질 기능저하증, 뇌경색, 뇌손상, 뇌종양 경력이 있는 환자들과 노인, 소아 등이 요주의 대상이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모자나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는 등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또 평상시에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적정 혈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체온증이 발생할 경우 말이 어눌해지거나 휘청거리며 걷는 등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wikimedia]

저체온증의 경우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기에 초기에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지나치게 몸을 떨거나 피부가 차고 창백해질 경우, 저체온증 초기 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인체의 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는 심각한 저체온증의 경우,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감정 변화가 생겨 짜증을 내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권태감, 피로 등을 호소하면서 자꾸 잠을 자려는 증상을 보이면 저체온증일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개중에는 날씨가 추운데도 옷을 벗는다거나 몸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저체온증은 빠른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추운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어 있거나, 심하게 몸을 떨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등 이상행동이 나타난다면 저체온증을 의심해야 한다. 

한파가 닥칠 땐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의 외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심환자를 발견 시에는 119에 신고하고, 마른 담요나 이불 등으로 감싸줘 더는 중심체온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가벼운 저체온증에는 담요를 덮는 것만으로도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담요를 덮으면 시간당 0.5도에서 2도의 중심체온이 상승한다. 

저체온증 의심환자의 사지보다는 몸통 중심부가 따뜻해지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 말단부위를 가온시킬 경우 환자의 말초혈관이 수축한 상태에서 혈관이 팽창되면서, 말초의 차가운 혈액이 갑자기 심장으로 흘러들어와 쇼크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체온증 환자에게 따뜻한 음료수를 먹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을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의식이 없다면 해가 될 수도 있다. 

또 한파에 몸을 녹이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 오히려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이렇게 생긴 열은 결국 피부를 통해 빠져나가면서 체온을 더욱 떨어뜨린다. 

이밖에 동창과 동상 역시 한파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들은 주로 손이나 발, 귀, 코 등 추위에 노출되기 쉬운 부위에서 발생한다. 충혈이나 가려움, 화끈거림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동창은 혈관에 염증이 생겼지만 아직 얼음이 형성되진 않은 단계를 의미한다. 대부분 피부가 약간 붉어질 때까지 40도 안팎의 온수로 환부를 따뜻하게 하면 나을 수 있다. 

동상이 발생할 경우 심할 때는 환부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을만큼 위험하다. [wikimedia]

반면 동상은 피부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까지 떨어져 국소 부위에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혈액순환이 둔화되고, 피부 조직이 얼기 시작하는 단계를 뜻한다. 피부 온도가 영상 10도 가량으로 떨어질 경우 혈액의 정상적 순환이 어려워지고, 영하 2도 이하부터는 세포 속의 수분이 얼음으로 변하며 조직이 손상되기 시작한다. 

이때 병변에 부종 또는 수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증상이 심할 경우 감각이 없어지고 조직이 괴사된다. 여기서 더욱 진행되면 신체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동상 발생 시에는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나, 만약 상황이 어려울 경우에는 적당한 응급조치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상 부위를 40도 가량의 물에 20~30분간 담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긴 뒤 동상 부위를 압박하는 옷이나 양말, 구두 등을 벗겨 안정을 취해야 한다. 동상 부위의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서둘러 병원으로 이송해야만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으로는 동상 부위를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불에 쬐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는 감각이 둔해진 상처 부위에 부수적인 상처 및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상으로 생긴 물집 역시 화상과 마찬가지로 터뜨리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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