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과 'M자 탈모' 디자인, 배터리 게이트 등 악재 겹치며 하루 판매량 2000~3000대 불과

국내에서 애플의 아이폰X 판매량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캡쳐]

[공감신문] 애플의 아이폰X(텐) 판매량 감소 현상이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작년에 선보인 아이폰X는 국내에 11월 24일 정식 출시되면서 두 달간 총 4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약판매가 진행됐던 출시 전 초기 일주일 간은 하루 1만대 이상이 판매됐으며, 일주일 후에는 판매량이 5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서는 2000~3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X는 국내 출시 전 구매대기열을 연출하는 등 큰 기대를 끌어모은 바 있다.

아이폰X는 출시 전부터 무성한 루머 속에서 뜨거운 관심을 끌어모았던 제품이다. 출시가 확정되고 난 뒤에는 매장 앞 '6박 7일' 줄서기까지 연출되고 초기 사전예약 물량이 몇분만에 매진되는 등 기대와 화제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150만원대라는 비싼 가격이 제품의 확산에 장애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화면 중앙 상단의 '노치 디자인', 이른바 'M자 탈모' 디자인에 대한 반감도 상당했으며, 작년 연말부터 불거진 애플의 구형 아이폰 모델 고의 성능 저하 문제 등도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X 단일 모델이 아닌 아이폰 전체를 두고 봤을 때는 오히려 초고가부터 중저가 모델까지 라인업이 다변화되면서 애플의 이익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X 자체의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국내에서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전체 판매량과 점유율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이폰8과 아이폰X을 더한 일평균 판매량도 아이폰7 판매량의 120% 수준에 달한다. 여기에 통신사들이 재고 소진을 위해 아이폰6, 아이폰6S 등 구형 모델의 출고가를 대폭 낮추면서 '중저가폰'의 가격대로 떨어진 구형 아이폰들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아이폰X 출시 전 아이폰6S 출고가를 최대 60여만원 선으로 대폭 인하했다. LG유플러스도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아이폰6(32GB)를 2년 약정 조건으로 '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X이 10주년이라는 상징성에 못 미치는 판매를 보이고 있지만 마니아 수요층은 꾸준하다"면서, "비싼 가격대의 아이폰X 매출과 중저가 라인업을 포함하면 이전에 비해 애플 국내 점유율이나 매출액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기관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아이폰 중 아이폰8과 8플러스, X가 차지하는 비율은 61%였다. 이중 아이폰X는 전체 중 20% 수준이었다. 재작년 4분기의 같은 조사 결과 아이폰7과 7플러스는 점유율이 71%를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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