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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2030세대 청년 주거난, 극복 가능할까요?내 집 마련은커녕 월세살이도 힘든 우리네 2030 청춘들의 이야기

[공감신문 시사공감] 흔히 지금의 2030 청년층을 ‘다(多)포세대’라고 부르는 것,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테다. 먹고 살기만도 바쁜 탓에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을 포기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부동산 유리를 가득히 메운 공고 중에서도 내 집은 없는 듯하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내 집 마련’은 청년층에게 ‘딴 세상’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사실상 내 명의로 된 집을 마련하는 것은 고사하고, 원하는 수준의 집을 빌리는 것조차도 버거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높은 취업문, 낮은 임금도 모자라 끝을 모르고 오르는 집값까지. 삼박자가 딱딱 들어맞는 덕에 청년층의 주거난은 도무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청년 주택사업을 펼치고는 있다. 주택 임대에 들어가는 보증금, 전세금 등을 빌려주거나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임대주택을 내놓는 등 찾아보면 선택지도 다양하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의 반응은 영 시원치 않은 상황. 그 이유는 또 무엇일까?

시사공감 팀은 청춘들의 주거환경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오늘 시사공감 포스트에서는 청년들의 주거실태와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독자여러분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흔히 ‘시대의 주인공’이라 불리는 청춘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도록 하자.

■ 우리가 사는 ‘집’

저렴한 비용으로도 임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원룸은 이렇게 생겼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방은 몇 개, 부엌은 어디, 거실은 여기, 화장실은 몇 개, 이래야 집이지. 여긴 그냥 ‘비싼 방’이야”

서울로 상경해 벌써 6년째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A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집’이 아닌 ‘방’이라고 표현한다. 그녀의 집은 서울에서도 1인 가구가 많이 모여 산다는 한 대학가에 위치한, 실 평수가 8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원룸이다. 이 좁은 공간에 부엌, 화장실, 침실이 모두 갖춰진 게 오히려 놀라울 정도라고 그녀는 해탈한 듯 웃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이렇게 대단하다는 그녀의 말은 무시하기로 하자)

한 달 월급이 180만 원인 A씨는 다달이 월세로 45만 원을 내고 있다. 월급의 25%를 월세로 내고 있는 것인데 월세 외에도 수도, 전기 등의 공과금과 관리비까지 내고 나면 이 좁은 집에 들어가는 돈이 한 달 6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범위기라도 하지, 보증금 1000만 원은 부모님의 돈이라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 대다수가 A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US Air Forces Central Command]

각자의 경제사정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다만, 수도권에서 혼자 사는 청년 대다수가 A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소득에서 상당 부분을 집에다 투자하지만, 투자한 만큼의 주거환경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A씨처럼 집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아 보증금이 마련된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최소 1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보증금을 갓 사회로 나온 청년들이 스스로 마련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니 말이다. 지난해 전국 고시원 숫자가 10년 만에 251%나 증가한 1만1800개라는 통계청의 조사결과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이 정도면 발 뻗고 살 만하겠다” 싶으면 보증금과 월세가 훌쩍 뛰어오르는 탓에, 안 입고 안 먹고 아등바등 모은 돈으로 언덕배기 반지하 월세방을 찾는 일도 부지기수. 아예 중심가에서 떨어진 외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일도 흔하다. 이런 경우 교통지옥을 견뎌낼 각오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주방분리, 테라스 등의 옵션만 얹어져도 월세가 훌쩍 오른다. [유튜브 캡쳐]

최근 A씨는 6년 간 사회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전세집을 알아보다가 포기하고, 살고 있던 월세집 계약을 갱신했다고 한다. ‘숨만 쉬어도’ 돈이 줄줄 새는 서울살이를 하며 ‘달랑’ 6년 간 모은 돈으로 전세는 어림도 없는 소리란다. 전세대출을 알아보지 그랬냐는 질문에 그녀는 “조건을 다 맞추고 나면 지금 사는 집이랑 크게 다를 거 같지 않아서 그냥 접었다”고 답했다.

■ 주거난이 만들어낸 新 주거문화
이렇게 방 한 칸 구하기가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새로운 주거형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꼽히는 것이 바로 ‘셰어하우스’(Share House)다. 셰어하우스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집을 공유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JTBC 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주인공들이 모여 살던 ‘벨에포크’도 셰어하우스다.

개인생활을 하는 방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방이나 거실 등은 공유하는 거주형태다. [JTBC 드라마 청춘시대 캡쳐]

처음 셰어하우스가 우리나라에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거주비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과 보증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는 개인이 만나 거주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대다수였다. 최근에는 셰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처음부터 여러 명의 임차인을 구하는 셰어하우스 사업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공유주택에 관한 지원·관리체계가 전혀 없는 상황인지라 셰어하우스가 늘어날수록 문제점도 다수 드러나고 있다. 가령 4인이 모여살기 위한 집은 몇 평이고, 방은 최소 몇 개, 부엌이나 화장실이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시설 등등, 관련 기준이 하나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좁은 공간 안에 작은 방 2~3개만 두고 ‘셰어하우스’ 임대사업을 벌이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주택으로 들어온 고시원이라는 불평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닌 듯하다.

현재 셰어하우스는 건축법, 주택법 등 관계 법령 그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 수요와 공급이 이렇게 활발해진 것이 벌써 오래 전 이야긴데도 말이다. 정부도 올해부터 5년간 25만실의 셰어하우스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책 없이 숫자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셰어하우스에 대한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 [wikimedia/CC0 Creative Commons]

이런 가운데 셰어하우스 수요·공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울은 올해 청년주거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셰어하우스 문화가 자리 잡은 호주나 미국, 일본 등의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신종 주거형태에 대한 제도정비를 마쳤다. 최근 영국에서는 법으로 정해진 안전기준을 따르지 않고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던 업자가 우리 돈 9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무는 사례가 나오기도.

이미 국내에서도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체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개인에서 시작해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도 이름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어쨌든 ‘공유주택’이라는 신 주거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관련 규정이 세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 그 ‘대책’, 저도 지원할 수 있나요?

공공임대주택을 더욱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주거권네트워크 회원들

서두에서 잠시 언급했듯, 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이 같은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보면, 청년과 노인 등 주거 취약 가구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찾아볼 수 있다.

정부는 먼저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청년들의 주거를 지원하기 위해 셰어형·창업지원형 25만실과 기숙사 5만실 등 총 30만실에 달하는 청년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최고 3.3% 금리의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을 도입해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5년간 총 65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3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도 28만 호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민간에 소유권이 있지만 초기 임대료·입주자격 등에서 공공성을 확보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총 20만 호가 지어질 예정이다. 올해 전국에 공급되는 공공지원 임대주택은 총 2만 가구다.

공적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요건도 종전보다 완화됐다. 이전까지는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로 한정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소득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만19~39세 이하 청년 모두에게 입주 기회를 부여한다. 지역 제한 조건도 학교·직장소재지 및 인접지역이었던 데서 학교·직장·거주지 소재 광역권으로 넓혔다.

홍보와 설명이 부족한 탓에 청년주거사업에 대해 알지 못하는 청년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정작 그 당사자인 청년들 중 다수는 “이게 뭔데?”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홍보와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는 각각의 주택임대사업을 펼쳐왔다. 5년 단위로 사업내용이 달라지다 보니 이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적지 않다. 때문에 먼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는 한, 사업 지원 대상자에 내가 포함돼 있는지 여부조차 모르는 청년들이 태반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것도 청년들에겐 피곤한 일이다. 이렇게 기다리느니 그냥 내던 월세나 계속 내겠다는 것이다. 부양할 가족이 있거나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의 우선순위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는 이들은 시도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청년 소득대비 높은 임대료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시 3곳(용산구 한강로2가·서대문구 충정로 2가·마포구 서교동)의 청년주택(1인 단독)은 임대보증금비율 30%를 기준으로 보증금은 3600만~4500만 원, 임대료는 34만~42만 원선이었다.

■ 개미는 (뚠뚠) 오늘도 (뚠뚠) 열심히 일을 하네

높은 취업문과 적은 임금으로도 모자라 주거난까지 (....)

사실 청년들의 어려움은 주거난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다는 취업과 생활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소득으로 인해 최소한의 안락함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와중에 내 몸 하나 편히 뉘일 공간조차 없다는 사실은 청년들에게 깊은 절망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이런 현실에서 헬조선, 가성비, 흙수저, 다포세대 등의 자조적인 단어들이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열심히 살지 않고, 씀씀이가 크고, 눈이 너무 높다는 기성세대들의 비판에, 청춘들의 반발이 날아드는 것도 마찬가지일 테고 말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이제 정말 옛말인 듯하다. 꼬박꼬박 저축하며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했던 것도 벌써 오래 전 일이니 말이다. 청년 주거난에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대책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테다.

청년들 누구나 희망을 노래하는 날이 오게 되기를! [pexels/CC0 Licenses]

새 정부가 내건 ‘공공임대주택 100만호’가 설계대로 무사히 순항하기를 바란다. ‘공공’, ‘복지’ 등의 단어가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을 때, 비로소 청춘들이 다시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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