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사망자 60% 이상은 연기로 인한 질식사...“유독가스 10~15초만 노출되면 정신 잃어”

제천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공감신문] 충북 제천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 26일 경남 밀양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사고는 아직 화재원인이나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상에 의한 사망자는 없으며, 상당수가 연기나 유독가스 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상으로 희생되는 사람보다 연기나 유독가스를 마신 사망자가 더 많은 경우가 잦다고 설명한다. 

최희천 한국열린사이버대 재난소방학과 교수는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이 안 나왔지만,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는 보도가 있는 만큼 연기·가스에 의한 사망이 의심된다”며 “화재 발생 시 가연성 물질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하는데 심하면 10~15초만 노출돼도 사람은 정신을 잃는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병원에서 발생한 만큼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나 노약자는 같은 충격에도 일반인보다 충격이 더 커 자력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 지상과 가까운 1~2층이라 하더라도 일단 연기를 마시면 순식간에 정신을 잃기 때문에 탈출이 더욱 어렵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상에 희생되는 사람보다 연기나 유독가스를 마신 사망자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등록된 화재 시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 60% 이상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로 숨진다”며 “불이 나면 일산화탄소가 많이 나오는데, 일산화탄소가 호흡기에 들어가면 몸에 마비가 와서 쓰러진다”고 설명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해 온몸에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데, 화재 발생 시 일산화탄소가 산소보다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속도가 더 빨라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로 우리가 사우나에 가면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게 되는 것처럼, 불이 나서 온도가 높아질 때도 호흡이 깊어지게 된다. 코와 입 등 호흡기를 막지 않고 두세 번 깊게 호흡하면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몸속에 들어와 쓰러지게 된다.

대부분 환자로 파악된 사망자는 주로 1·2층에 있었으며, 일부는 5층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질식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세종병원의 화재의 경우, 1층에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지만 1층 응급실과 2층 병실에서도 사망자가 많았고 5층 병실에서도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창우 교수는 “불이 났을 때 불과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화구획을 만들어 그리로 대피하도록 하는 것이 희생자를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기가 수평방향으로는 1초에 1~2m정도 가지만 수직 방향으로는 1초에 3~5m까지 퍼진다. 불이 난 지점에 문만 닫았다면 연소 확대가 덜했을 것”이라 부연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6일 7시 32분께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는 2시간만인 오전 9시 29분께 큰불이 잡혔으며 오전 10시 26분께 불을 모두 껐다.

지금까지 총 33명이 숨졌으며, 9명은 중상 70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나머지 요양병원 환자 94명 전원은 별다른 부상 없이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건물 전 층에 걸쳐 정밀 수색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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