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황창규 회장 퇴진 및 구속 촉구 기자회견 열려

[공감신문] 최근 황창규 KT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자료와 증언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KT 본사 홍보실, 즉 황창규 회장 측이 줄곧 소수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선을 긋던 의혹들이 베일을 벗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는 5일 KT 광화문 지사 앞에서 황 회장의 퇴진과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특히 4700명에 달하는 KT노조 본사지방본부의 참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수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밝은 표정의 박근혜 전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황창규 KT 회장(가운데 오른쪽).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당했다. 현재는 관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집회를 주최하는 KT노동조합의 현장조직(현장활동가 모임) KT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 등은 지난달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민중당 김종훈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어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각각의 의혹들을 알렸다.

박철우 KT민주동지회 의장은 “황 회장은 자기 연임을 위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 노릇을 했다. 황 회장은 미르재단에 18억원을 헌납했고, 최순실 측근을 불러와 68억원이나 되는 돈을 마케팅 자금으로 지원했다”며 경찰과 검찰의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KT 측은 몇 안 되는 소수노조가 정치권 등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억울한 황 회장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KT민주화연대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말이 되지 않는 주장으로 치부한 것이다.

황 회장 측 주장을 들은 박철우 의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세세한 설명으로 반박했다. 박 의장에 따르면 KT 노조 12개 지부 중 가장 많은 노조원이 속해 있는 본사지방본부(4700명)다. 본사 지부에서 민주동지회 소속의 후보가 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는 이 결과가 황창규 회장에 대한 사내 불만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며, 지금껏 감춰져 있던 조합원들의 ‘황 회장, 반대’라는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본사 지부가 KT의 중심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도 박 의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철우 KT 민주동지회 의장

지난 1월 31일에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황 회장의 ‘국회의원 불법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수사관 20명을 KT 경기도 분당 본사와 서울 광화문 지사에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관들은 KT 대외 협력 담당 부서와 재무팀 사무실, 황 회장의 집무실을 대상으로 12시간에 가까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불법 정치자금 기부 혐의와 관련한 회계장부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몇몇 국회의원들에게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해당 의혹의 정점에는 황 회장이 있고, 연임과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T 전·현직 임직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 수사관들이 1월 31일 오후 서울 KT 광화문지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근로개선제도1과에서는 황 회장의 노조선거 불법개입 건이 조사 중이다. KT민주화연대는 증언자료와 녹취록을 증거로 황 회장과 임원진 등이 노조위원장 후보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발장을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제출한 바 있다.

KT민주화연대는 제13대 노동조합선거에서 신현옥 대구본부장(현재 전무로 승진)이 주도해 김해관 대구본부위원장(현재 노조위원장)이 회사 측 후보로 낙점되도록 했으며, 최종적으로 황 회장에게 승인받은 후 이성규 경영지원실장에게 통보해 낙점자가 위원장에 당선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제12대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에도 사측 후보들이 조합원 추천서명을 받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건물 출입을 제한했고, 서명을 받지 못하도록 압박해 5개 지역본부의 후보등록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역시 지휘자가 신현옥 전무였고 이를 승인한 최종 책임자는 황 회장이라는 것도 알렸다.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황창규 KT 회장 퇴진, 검경 수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지난해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 회장의 고액연봉 등을 지적하면서 노조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제기했다. 신경민 의원은 황 회장에게 김해관이라는 사람이 위원장에 낙점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해관은 현재 노조위원장이다.

여기에 대대적인 기자회견까지 더해져 ‘소수노조’, ‘일방적인 주장’ 등을 외치던 KT 홍보실 등 황 회장 측의 주장이 무색해지고 있다.

기자회견은 구체적으로 KT노조 본사지방본부, KT민주화연대, 참여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KT새노조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오는 5일 KT 광화문빌딩 앞에서 T노조 본사지방본부, KT민주화연대, 참여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KT새노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황창규 회장 퇴진 및 구속 기자회견이 열린다.

KT노조 본사지방본부는 앞서 설명했듯이 4700명이 소속된 KT의 최대 노조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도 KT 내부에서 황 회장에 대한 불만 등이 이미 커질대로 커졌다는 점을 방증한다.

황 회장이 갖는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에 속도가 붙는 형국이다. 검경 등 당국 더욱 공정한 수사와 조사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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