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부활, 공공장소에서 음주·흡연 금지…“사회악 제거 위해 사회적 자유 제약”

[공감신문 김대호 기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자녀들에게 저녁 10시 이후의 귀가를 허용한 부모들에게 과실의 책임을 지워 기소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공장소에서 흡연과 음주 등 반사회적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싱가포르 방식의 전쟁을 벌이겠다고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그가 시장을 맡고 있는 남부 다보오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련의 사회악을 제거하기 위해 사회적 자유를 제한하고 더 강화된 질서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질서 확립을 위해 2006년부터 유보해온 사형 집행을 복원하고, 범죄조직과 관련한 피의자에게 경찰이 현장에서 사살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또 ▲과속 및 음주운전 근절 ▲이웃이 편안한 잠을 잘수 있도록 야간 소음 규제 강화 ▲택시 기사의 승객 초과 탑승등도 오는 6월 30일 정식 취임직후에 바로잡아야 할 사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아동들의 삶을 파괴하는 자는 파괴될 것이다. 우리 조국을 죽이는 자도 죽음을 맞을 것이다. 그게 모두다”라고 말했다. 그는 질서유지를 위해 지방정부가 치안조직을 무장시킬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국기에 입맞추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그는 당선직후 범죄대책의 하나로 미성년자가 오후 10시 이후 보호자 없이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또 오전 1∼8시 술 판매와 음주는 물론 오후 9시 이후 소음을 일으키는 노래방 영업을 금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두테르테 당선인이 현재 시장으로 재직 중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시행되고 있다. 다바오 시의 주류 판매 금지 시간은 자정부터 이튿날 8시까지다.

두테르테 당선인 측 피터 라비냐 대변인은 "공공장소에서 술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다바오 시에서 시속 60km 이상 과속하는 택시를 단속했는데, 택시기사들은 불만이었지만 시민들은 이를 반겼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6개월 안에 범죄 근절을 약속하며 "마약상 등 악당들에게 독재자가 될 것"이라며 "그들이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나는 필리핀을 보살펴야 한다"며 "인권에 귀를 기울이겠지만 유엔조차 나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군과 경찰에 범죄 용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저항이 있으면 적극적인 총기 사용을 주문하고 총기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대선 유세 당시 "범죄자를 죽이겠다"며 이를 집행하다가 문제가 되는 군인과 경찰관이 있으면 사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선인측의 이런 계획에 대해 필리핀인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닐라에 사는 대학생인 글렌 옹은 트위터에 "두테르테에게 표를 던진 모든 분이 담배를 끊고 절주하며, 일찍 집에 돌아가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고 비아냥거렸다. 한나 개레이씨는 "두테르테의 승리로 피투성이에 알코올 없는 사회가 됐다. 두테르테에게 투표한 분들이 이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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