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의 결백 기억해야"…펜스 부통령 "가정 내 학대 관용 없어", 무관용 원칙 적용 시사해

트럼프 대통령에 문서를 올리는 포터 비서관(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가정폭력 혐의인 포터에게 '잘 되길 빈다'는 덕담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비서관인 롭 포터의 '전처 폭행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부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는 보도가 연달아 나온 것이다.

논란은 백악관의 수수방관, 비서관에 대한 당국의 부실한 검증, 사후 대처 방식 등으로 번지면서 거센 파문이 일자 포터는 지난 7일 사퇴했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인 포터 전 비서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덕담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는 최근에 그것(포터 전 비서관의 가정폭력)을 알게 됐고 매우 놀랐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왼쪽)과 전처 폭행 의혹으로 사임한 롭 포터 선임비서관

그는 "포터는 자신이 결백하다고 매우 강력하게 주장했다. 우리는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절대적으로 그가 잘 되길 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분명히 포터에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며 "그는 백악관에 있는 동안 일을 매우 잘했다. 그가 앞으로 멋진 경력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덕담은 아직 포터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터 전 비서관은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가장 많이 동승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망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건에 대해 결백을 거듭 주장하면서도 일단 백악관을 떠났다.

포터 전 비서관의 첫 부인이던 콜비 홀더니스는 그가 자신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며 눈 주위가 멍든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두 번째 부인은 지난 2010년 폭력을 행사한 그를 상대로 긴급보호명령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펜스 부통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덕담과 달리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포터를 '오른팔'로 여겼던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켈리 비서실장은 포터의 전 부인의 얼굴 사진이 공개된 후에도 "정말 진실하고 신의를 존중하는 사람이다. 그에 대한 칭찬이라면 끝이 없다"며 포터를 감쌌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그의 사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민주당과 여성단체들은 켈리 비서실장을 향해 '가정폭력 사실을 알면서도 포터를 덮어주려 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극명히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펜스 부통령은 "이 백악관에는 관용이 없고, 가정 내 학대가 설 곳은 없다"고 강력히 말했다. 이어 "워싱턴 DC로 돌아가면 그 문제를 조사할 것이고, 내 조언을 대통령과 직접 공유할 것"이라 부연했다.

그의 발언은 귀국 후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한 내부 조사를 벌여 문제가 발견되면 포터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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