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일주일 노동시간이 18시간도 되지 않는 일자리로 취업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자발적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전년(127만3000명)대비 31만7000명 늘어난 136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평일 기준)으로 환산한 이들의 노동 시간은 3.6시간으로 반나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보수도 적은 시간제 임시직이나 일용직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2008년 85만명에서 10년 새 60%나 증가했다. 이들의 증가 속도가 전체 취업자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6%에서 5.1%로 상승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여성은 85만9000명으로, 남성(50만6000명)의 1.7배에 달한다. 

이처럼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통계청은 최근 파트타임 등 시간제 취업자의 증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시간제 근로자는 266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7.1%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시적·비전형 근로자 등을 포함한 전체 비정규직이 1.5%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여기에는 정부가 경력단절여성을 고용시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장려한 것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자발적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2월 여성가족부가 전국 25~54세 여성을 대상으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육아·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시간제를 선호하는 이들(61%)은 전일제보다 많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간제가 전일제보다 보수도 적고 고용 안정성도 떨어지므로 이 같은 증가세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경력단절여성의 시간제 일자리 선호는 사실상 일·가정 양립이 불가능한 남성중심 직장문화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역선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무 효율성을 높여 노동시간을 줄이고 스마트 환경을 이용한 재택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질 높은 일자리가 많아져야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간제 등 18시간 미만 근로자가 늘어난 것은 전체 근로시간을 줄이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소득이 낮은 일자리가 많아져 질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