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우리나라를 찾은 첫 백두혈통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으로 초청했다.

일부는 초청으로 한반도에 본격적인 평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까지 수많은 과제들이 남아있어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10일 자신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친서(親書)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평양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친서에는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만 알려졌으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실상 김 위원장의 특사인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평양 방문 초청을 구두로 전달했고,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방북에 대한 의사는 존재하지만 아직 여건이 미흡하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여건으로는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등이 꼽히고 있다.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미국과의 사전 조율 내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남북정상회담 등 평양 방문을 밀어붙인다면 한미관계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AP,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으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대북정책에 관한 빈틈없는 공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평양 방문을 이유로 미국과 ‘엇박자’를 보일 경우, 한미관계가 경색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펜스 부통령이 한국 일정을 수행하면서 북한과의 접촉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조심스러워지는 이유 중 하나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보이지 않다는 것도 평양 방문을 쉽게 결정할 수 없게 한다. 북한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전날에도 '건군절' 열병식을 통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와 '화성-15'를 등장시키며 핵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역사적 장면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행보는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평양 방문은 여러 조건과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보다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