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는 지진 발생 44초만에 알렸지만 국민에게 발송되는 긴급재난문자는 7분이나 늦어

기상청의 11일 포항 지진 늑장대응이 빈축을 사고 있다.

[공감신문] 11일 지난해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던 경북 포항시에 또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여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이 가운데 기상청이 국민에게 발송하는 긴급재난문자(CBS)를 7분이나 늦게 발송하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북위 36.08, 동경 129.33도)에서 규모(ML·로컬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89회로 늘었다. 규모 2.0 이상∼3.0 미만이 81회, 3.0 이상∼4.0 미만이 6회, 4.0 이상∼5.0 미만이 2회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지진 규모가 1이 커지면 그에 따른 에너지는 32배 늘어난다"며 "같은 계산 식에 따라 이번 여진의 에너지는 ML 5.4였던 본진의 16분의 1 수준으로 파악됐다"고 알렸다.

지난해 발생한 포항 지진 현장.

지난해 발생한 본진보다 규모와 영향은 작지만 피해를 직접 겪은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결코 작지 않다.

또 우리나라에서 국제적 행사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등 어느 때보다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기상청이 긴급재난문자를 7분이나 늦게 발송하는 등 늑장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 관측 약 55초만인 오전 5시 4분께 자동 추정 결과만을 반영해 규모 4.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언론사와 유관기관에 속보를 전송했다. 이후 수동 분석을 통해 규모를 4.6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오전 5시 8분께 다시 속보를 날렸다.

하지만 국민에게 직접 전송되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관측 이후 6분30여 초 뒤인 오전 5시 10분에야 발송됐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한 시민은 "오전 5시 4분 정도에 진동을 느꼈는데 기상청에서 5시 10분이 넘어서 문자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기자가 받은 지진에 따른 긴급재난문자 역시 5시 10분에 도착했다.

기자가 받은 긴급재난문자(CBS)

논란이 일자 기상청은 "원래대로라면 언론사나 유관기관에 지진 관측 이후 100초 안에 속보를 내보내면서 긴급재난문자도 같이 나가야 한다"며 "분석은 평소대로 했지만,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져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지진부터 큰 규모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긴급재난문자 등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국민의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