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4년간 10%P 축소…전세계 158개국 평균 1991년 34.5%→2015년 27.8%
[공감신문]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가 경제규모 대비 20%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24년간 지하경제 규모가 10%P 가까이 꾸준하게 줄어든 결과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간한 ‘전세계 지하경제: 지난 20년간의 교훈’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는 2015년 기준 19.83%로 추정됐다. 전세계 158개국 평균인 27.78%보다 8%P가량 낮고, 축소 속도도 빨랐다.
이는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린츠대학 교수와 레안드로 메디나 IMF 이코노미스트가 공동으로 1991~2015년 다중지표다중요인 모형을 이용해 전 세계 158개국의 연도별 지하경제 규모를 추산해낸 결과다.
연구진은 지하경제를 세금이나 사회보장 기여금,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안전기준 등과 같은 규제, 통계조사 작성이나 행정양식 제출 등 행정절차 등을 회피하려는 이유로 정부 당국에 숨겨진 모든 경제행위를 포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통상 지하경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 강도나 마약 거래 등 불법적으로 생산되는 재화·용역 등과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자가소비 목적의 활동은 제외했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1991년 GDP대비 29.13%에서 1997년 26.97%까지 줄어들었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 다시 30.0%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다시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해 2015년엔 처음으로 20% 이하를 기록했다.
슈나이더 교수는 앞서 2010년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를 GDP 대비 24.7%로 추산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세우며 근거로 들어 많이 알려진 바 있다.
이후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2월 거시적 접근법 중 하나인 현금통화수요함수를 이용한 방법을 토대로 추정했을 때 우리나라의 지하경제규모는 124조7000억원으로 GDP대비 8%에 불과하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형과 변수 적용에 따라 지하경제의 규모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며 “이에 따라 국가 간 비교보다는 시계열 비교가 유의미하고, 지하경제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만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IMF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GDP대비 지하경제 규모는 1991년 평균 34.51%에서 2015년 27.78%로, 7%P가량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지하경제 축소 속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른 것이다.
2015년 기준 GDP대비 지하경제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67.00%의 짐바브웨였다. 이어 조지아(53.07%), 나이지리아(52.49%), 가봉(52.01%), 미얀마(50.99%)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하경제 규모가 가장 작은 나라는 6.94%의 스위스였으며, 미국(7%), 독일(7.75%), 네덜란드(7.83%), 호주(8.10%), 영국(8.32%), 캐나다(9.42%) 등도 10% 이하였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일본(8.19%)이 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가 가장 작았으며, 싱가포르(9.2%), 중국(12.11%), 홍콩(12.39%), 베트남(14.78%) 등도 한국보다 작았다.
연구진은 “지하경제 규모는 GDP 성장률이나 1인당 GDP의 대안지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지하경제 규모가 줄었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밝혔다.